‘애플페이’ 韓 상륙에 떠는 카드업계

현대카드와 막바지 협상 중…일부 가맹점 중심으로 연내 시범 서비스 삼성-애플페이 양강구도 전망…카드사 간편결제 입지 좁아질 듯

2023-09-12     홍석경 기자
애플페이가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글로벌 IT기업인 애플사의 간편결제 플랫폼 ‘애플페이’가 연내 국내 시장에 도입된다는 소식에 카드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애플페이가 출시될 경우 삼성-애플페이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카드사들의 간편결제 플랫폼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1년간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갖는 내용을 두고 애플 측과 계약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카드 측은 애플페이 제휴와 관련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애플페이의 국내 시장 도입이 확정될 경우 NFC(근접무선통신) 호환 단말기를 보유한 일부 카드가맹점을 중심으로 이르면 연내 애플페이 시범 서비스가 이뤄질 전망이다. NFC는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로, 실물카드가 없더라도 NFC 호환 단말기에 휴대전화를 대는 것만으로 결제를 완료할 수 있게 한다. 국내에선 일부 편의점과 일부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 비자사의 비접촉식 결제시스템과 호환되는 NFC 단말기를 도입 중이다. 업계에선 국내 NFC 단말기 보급이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 현대카드가 독점제휴를 맺고 있는 코스트코를 비롯해 편의점, 대형마트, 커피 프랜차이즈 등 소비자가 자주 찾는 대형 카드 가맹점을 중심으로 애플페이 서비스가 우선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이폰 충성 고객이 적지 않은 만큼 애플페이의 출시가 간편결제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국내 카드사 대부분은 모바일 앱을 활용한 자체 앱 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지난 2013년 4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을 활용한 앱카드 결제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이 연달아 관련 서비스를 구축했다. 페이 앱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에서는 QR코드 인식 또는 결제 비밀번호(7자리)를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일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주로 바코드, QR코드 등의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간편결제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일부 카드사들은 기존 카드 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페이 앱’으로 플랫폼을 통합하면서 앱 일원화 전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삼성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플랫폼과 달리 카드사의 페이 앱은 쓰기 불편하다는 고객 반응도 많다. 페이 앱으로 플랫폼을 통합하는 업데이트 과정에서 서비스가 급격히 느려지거나 다른 앱과 충돌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렇다보니 이용자수도 빅테크의 간편결제 플랫폼 대비 크게 뒤처진다. 결국 삼성-애플페이 양강구도 속에 카드사들의 페이앱 경쟁력이 더 약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페이와 유사하게 오프라인 결제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셈”이라며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