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독이 든 성배’로 전락한 中…“기술유출 공포감도”

수출 비중 전년보다 줄어도 여전히 비중 커 中企 기술 유출 44건…“3분의 2 中과 관련”

2022-09-12     신승엽 기자
부산항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중소기업계가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동시에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리잔수 상무위원장의 방문이 예정됨에 따라 중국 시장과 무역 회복을 기대하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 시장에 안착한 기업은 몸집을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 유출 우려도 큰 만큼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계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중국과의 관계에 예민하다.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액은 교역국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의 ‘2022 상반기 수출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액 비중은 전체의 18.9%로 2위 미국(14.8%)보다 4.1%포인트 높았다.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액 규모는 증가했지만, 증감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4% 수준이다. 반면 미국(30.3%)과 인도(17.8%), 대만(29.7%), 멕시코(20.2%) 등은 모두 수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반도체와 기타 기계류의 수출액은 증가했지만, 반도체제조용장비, 화장품, 합성수지, 플라스틱제품 등의 감소한 결과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봉쇄령을 내리는 등 수출기업에게 좋지 못한 여건이 조성됐지만,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는 어렵다”면서 “현지 업체와의 거래는 회사의 규모를 키울 기회지만,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독이 든 성배’와 같다”고 설명했다.  기술 유출 우려도 존재한다. 중국은 한국과 무역 규모가 큰 만큼 기술 유출도 빈번하다. 국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적발한 산업기술 유출 시도는 99건이다. △디스플레이 19건 △반도체 17건 △전기·전자 17건 등 한국의 기술경쟁력이 높은 분야의 유출이 빈번했다. 국정원은 국내 기술 유출의 3분의 2가 중국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봤다. 기술 유출 문제는 중소기업계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산하 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적발된 첨단기술 해외 유출 건수 피해 집단별로는 중소기업이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31건)과 대학·연구소(8건)를 합쳐도 중소기업보다 피해 사례가 적었다.  기밀보호센터는 경쟁국의 기술 탈취 수법으로 △핵심 인력 매수 △인수합병 활용 △협력업체 활용 △리서치 업체를 통한 기술정보 대행 수집 △공동연구를 가장한 기술유출 △인허가 조건부 자료제출 요구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인구가 많고, 영토도 넓은 만큼 기업 입장에서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면서 “하지만 현지 업체들의 횡포와 지식재산권(IP) 개념의 무지, 기술 유출 우려 등은 국내 업체들의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