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 지쳤다" 증시예탁금 '바닥'

주식시장 투자자 예탁금 2년 만에 최소 '위험회피' 투자금 '썰물'...안전자산 대이동

2023-09-12     이광표 기자
주식시장에서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개미들 투자금도 썰물처럼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제외) 52조4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자, 2020년 11월 6일(51조8990억원)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특히 월별로 보면 8월 예탁금 평균은 54조9415억원으로, 지난 1월 67조3979억원에 비해 18.5%나 감소했다. 2020년 10월 기록한 53조8308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소 금액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맡겨 놓는 자금으로 증시에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는 대기 자금이다. 통상 증시에 진입하려 기회를 엿보는 대기성 자금으로 해석되며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올해 1월에만 해도 투자자예탁금은 70조원에 육박했지만, 올해 5월 60조원 아래로 내려간 뒤 현재는 52조원까지 빠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Fed)의 강력한 긴축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로 코스피가 20% 넘게 빠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개인들의 투심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2300선에 근접했던 지수가 2500선까지 급등하면서 예탁금이 소폭 늘기도 했지만, 강달러 기조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지수가 다시 미끄럼틀을 타자 개인들도 주식시장에서 이탈해 다른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들의 채권매수세만 보아도 확인 가능한데, 개인들은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장외시장서 채권을 4조원 넘게 사들였으며 올해 누적을 보면 1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편 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등 안전자산 수익률이 상승한 것도 예탁금 감소 원인으로 언급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보유한 총 수신 잔액은 8월 말 기준 1834조8260억원이다. 7월 대비 534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