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찰청, 취업빙자 100억대 수신업체 적발

사회 초년생 693명 모집, 불법 유사수신행위

2014-09-30     강태희 기자
[매일일보 강태희 기자] 경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년 6월부터 인터넷 취업 사이트를 개설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모집한다는 허위광고 후 취업을 빙자해 청년 구직자들로부터 거액을 모금해 유사수신행위를 한 혐의로 I컴퍼니 대표 송모(남 37)씨를 구속하고, 본부장 고모(남 28)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서울 강동구 길동에 사무실을 둔 미인가 업체 대표 송씨 등은 취업사이트에 '주 5일제 정규직, 수습기간 3개월 후 4대보험 가입과 연봉 2천만 원'이라는 허위 구직광고를 내 지난해 6월부터 수습사원을 모집했다.이들은 면접 과정에서 선물거래업체인 회사 특성상 기본투자가 원칙이라며 취업 조건으로 1계좌에 500만 원씩 1∼4계좌 투자를 강요하고, 수습기간 3개월 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켜 사회 초년생인 구직자 693명으로부터 103억 원을 모금해 유사수신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투자금 규모에 따라 매일 2만∼8만원씩 수당을 지급한다는 약정서를 작성했지만 실제로는 비정기적으로 1만∼3만 원씩 지급했다.경찰 조사결과 I사는 구직 광고와 달리 지난해 6월 회사설립 후 최근까지 취업자로 확인된 사람 중에 4대보험에 가입된 정규직 직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대부분 30대 미만인 청년 구직자들로 면접 과정에서 I사가 소개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I사에 투자금을 건넸다.대학생 이모(여 20)씨는 안정된 직장을 갖고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도울 수 있다는 마음에 부모도 속이고 연이율 27∼39%의 고금리 대출을 받아 회사에 취업했는데 원금상환은 물론 대출이자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투자금 상환을 요구하면 문제가 불거지지 않게 돌려주는 수법으로 투자금을 운용했지만 피해액 103억 원 가운데 50여 억원이 아직 변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수습기간엔 월급 120만 원, 3개월 후 정규직이 되면 월급 150만 원과 선물거래 투자수익률에 따른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피해가 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서울의 모 빌딩 2개 층에 1천200여㎡가 넘는 공간을 사무실로 둔 유령회사의 외형적인 허세에도 속은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관계자는 이처럼 사회 초년생들을 상대로 한 유사수신업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단속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며,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세상 물정에 어두운 젊은 사회초년생들이 인터넷 취업사이트의 채용공고를 보고 현혹돼 불법 유사수신 업체 등에 투자하지 않도록 실제 사업영위 여부 등을 세심히 확인해야 한다며 철저한 주의를 요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