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같은 이유 다른 전략' 새 항공기로 엔데믹 승부수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친환경 강조한 B737-8 30~40대 도입 티웨이항공은 LCC 최초 대형기 3대 도입...유럽 등 중장기 취항 노려 에어부산, A321neo 매년 2대씩 도입 전환해 매출 증대 꾀해

2022-09-14     김아라 기자
B737-8.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세대교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친환경 전환을 강조하거나 중장거리까지 노선을 확대하는 등 전략은 각기 다르지만 이유는 같다. 엔데믹 이후 항공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점유율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차세대 친환경 중소형 항공기로 분류되는 ‘B737-8’을 도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올해 계획했던 B737-8 6대 도입을 마쳤다. 향후 24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제주항공도 내년부터 B737-8 40대를 순차 도입한다. 이를 위해 최근 3200억원 규모 자본확충 계획도 발표했다. 제주항공 최대주주인 AK홀딩스가 13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기단을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B737-8을 도입하는 것은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B737-8은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15% 이상 연료를, 3% 가량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항공기로 분류된다. 기존 날개보다 공기 저항을 덜 받게 제작됐고 첨단 기술력이 있는 엔진도 장착됐다.

제주항공의 B737-8 도입은 기단 고도화로 중·단거리 노선에서 더욱 높은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737-8은 제주항공이 현재 운용 중인 B737-800 대비 운항 거리가 1000km가량 길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까지 운항할 수 있다. 신규노선 개발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좌석 운항비용도 12%가량 줄어든다. 특히 임대하던 항공기를 구매기로 대체하는 효과도 있어 리스비용 등 고정비를 줄이는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업계 최초로 대형기인 A330-300을 올해 3호기까지 확대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더 멀리 태우기 위해서다. 티웨이항공은 새 항공기를 통해 동남아와 일본·중국 등 중단거리에 집중하지 않고 중장거리까지 운항 노선을 확대, 오세아니아, 동남아, 유럽 등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신형 주력 항공기 ‘A321neo’를 적극 활용해 매출 증대를 꾀한다는 포석이다. 에어부산은 A321neo 항공기를 2020년부터 매년 2대씩 도입하고 있다. 현재 전체 보유 항공기 25대 중 6대가 A321neo 항공기다. 기존 항공기에서 모두 순차 전환하고, A321neo 항공기의 가동시간(6.2시간→10.6시간)과 운항 비중(23%→30%)을 높여 매출을 증대시킨다는 방침이다.

A321neo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의 주력 항공기인 보잉 737 기종보다 약 1000km 더 멀리 운항이 가능하다. 싱가포르, 푸켓뿐만 아니라 인도 델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발리까지도 운항할 수 있어 노선 다변화와 에어부산만의 독점적 노선 개척이 가능하다. 또한, 보잉 737 항공기의 좌석 수보다 43석이 많은 232석으로 같은 횟수로 운항하더라도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동남아 노선 기준 이 항공기 1대당 연간 36억원의 추가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도 에어프레미아·플라이강원 등이 각각 2호기·3호기를 도입하며 비상에 나섰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항공기 세대교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엔데믹 이후 항공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점유율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항공사가 등장하며 경쟁사가 늘어난 데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거대 대형항공사와 이들 계열사들이 합쳐진 통합 저비용항공사까지 등장하면 업계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며 “같은 노선이라면 소비자들의 경우 기존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이나, 내부 편의성, 공간성 등이 개선된 최신 항공기를 운영하는 항공사들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