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평판조회 기술로 경력 채용 정확도 높인다

2023-09-14     정연우 인크루트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
정연우
[매일일보]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 완전 신입보다는 중고신입을, 중고신입보다는 실무경험이 있는 이들을 더 많이 채용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코로나 특수상황으로 기업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신입 육성보다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국내 HR트렌드를 분석하는 입장에서 올해 하반기 대졸신입 채용동향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현상이 작년 대비 심화됐음을 추론할 수 있었다. 기업규모를 막론하고 채용계획을 세운 기업은 예년 대비 많았으나 한 자릿수 채용이 늘어났고 세 자릿수 채용은 큰 폭으로 줄었다. 대규모 채용을 예고한 곳이 많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수시채용 강화, 상반기 채용 마무리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경력직 선호현상 심화에 가장 힘이 실린다. 최근 기업들이 등록한 채용공고만 봐도 느껴진다. 신입‧경력을 함께 뽑거나 경력자를 우선 채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경력 채용이 대세가 됨에 따라 기업의 채용 과정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경력기술서 외에 포트폴리오를, 그리고 인적성검사를 추가하는 기업이 늘었다. 경력 채용에서 중요해진 과정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평판조회다. 평판조회는 후보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 등 업무능력 외에 예의, 도덕성, 조직 융화력 등 평가‧검증하기 어려운 부분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작년 11월에 직장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평판조회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직 과정에서 평판조회를 경험해본 응답자는 전체의 약 47%. 그 중 절반 가량이 평판조회 부담으로 스스로 지원한 회사의 입사를 포기한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유 중에는 ‘서류에 기재한 경력이 사실과 달라서’가 가장 많았다. 다음 이전 회사에서 보인 퍼포먼스가 스스로 부족했다고 느껴서, 평판조회에 대한 부담감, 이전 회사 동료와의 관계가 안 좋았어서 등이 꼽혔다. 기업이 후보자의 평판조회를 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후보자의 평판을 알아낼 방법(후보자가 평판조회에 동의한 후 진행해야 함)은 어렵다. 일단 레퍼리(평판제공자)를 모집하는 일이 쉽지 않고 레퍼리에게 평판제공을 요청한다고 해도 무응답이거나 깊이 있는 답변을 얻기 힘들다. 후보자 검증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채용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최근 국내 HR테크 기업에서는 평판조회에 기술을 도입하고 과정을 체계화하는 등 기존 채용전형의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했던 평판조회는 과거의 이야기다. 이제는 후보자 등록과 질문지 세팅, 레퍼리 지정, 평판조회 응답 등을 온라인에서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화 또는 메일로만 이루어졌던 평판조회를 이제 모바일에서도 진행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레퍼리의 평판조회 높은 참여도와 함께 깊이 있는 답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답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레퍼리의 본인인증 과정과 후보자 셀프 평가를 도입해 두 결과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과정도 생겨 평가‧검증의 객관성, 중립성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평판조회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평판조회 과정과 솔루션 발전이 거듭될수록 후보자 검증 오차는 줄어들 것이고 인사담당자의 경력 채용 업무에 획기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