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럽 경기침체 가능성 커져…한국도 경기 둔화 전망”
향후 1년 이내 유럽 경기침체 확률 32%, 미국 15%"
2023-09-14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금리 인상 가속, 에너지 수급 차질 심화 등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경제성장률도 그 영향을 받아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졌고 침체가 현실화하면 무역경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충격의 원천, 글로벌 경제 파급 양상 등에 따라 국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미국은 고인플레이션 지속과 이에 대응한 급속한 금리 인상이 가장 큰 리스크로 연준의 정책 대응에 따라 리스크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반면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장기화 가능성이 주요한 리스크이며 전쟁·이상기온 등에 따른 공급망 교란 지속도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대외 수요를 위축시켜 국내 성장과 물가 오름세를 동시에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럽의 경기 침체는 공급충격으로 작용해 원자재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된다. 박경훈 한국은행 조사총괄팀 차장은 “미국 경기 침체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면, 수출 무역 경로를 통해 국내 수요도 둔화한다”며 “수요측 경로를 통해 성장과 물가 오름세가 동시에 둔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보다는 유럽이 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수요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존재하나 견조한 노동시장, 양호한 가계 재정 상황 등이 충격의 영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도 양호한 고용 사정과 축적된 가계 저축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으나 외생적 공급요인의 영향이 크고 국가 간 정책 차이가 있어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