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BTS와 군대

2022-09-15     매일일보
원동인
잠잠했던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군 면제 이슈가 다시 떠올랐다. 부산시가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추진하면서 BTS를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그리고 BTS는 10월 15일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무료로 개최한다. BTS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대사에 유치기원 무료콘서트까지 개최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부산시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필요하다며 BTS의 군대체복무을 대통령실에 건의 했다고 한다. BTS의 병역 건은 해외에서도 관심 사항이다.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가디언은 올해 3월 'BTS 병역 논란으로 분열된 한국'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가디언은 "국회의 병역특례법 논의와 관련해 BTS 20대 멤버들을 2년간 군대에 보낼지, 눈부신 기여를 인정해 특례를 인정할지를 두고 한국인들이 분열돼 있다"고 언급했다. 가디언은 BTS가 기여한 경제 효과가 35억 달러(한화 4조3천억 원 이상)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한국을 문화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있는 BTS의 기여에 대해 한국인들은 인정하면서도 병역특례와 관련해선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병역 대체복무 혜택 사례로 축구선수 손흥민과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물론 병역 기피로 추방당한 가수 유승준의 사례도 소개했다. AP통신,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 일본 NHK까지 BTS의 병역 문제는 국내에서의 논란거리일 뿐 아니라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민들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병역·교육·부동산 문제는 일단 논란거리로 부각되면 찬반 의견을 넘어 감정적 개입이 격해지기 때문에 신중하고 조심하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유력했던 대선 후보가 아들 병역 문제에 발목이 잡히는가 하면 고위 공직자나 후보자도 본인 또는 자식 병역 문제로 물러나거나 사퇴한 사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무리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하더라도 국민 대다수의 암묵적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은 실현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럼 BTS의 마음은 어떨까. BTS 멤버 슈가는 2020년 6월 발표한 ‘어떻게 생각해?’에서 “군대는 때 되면 알아서들 갈 테니까”, “우리 이름 팔아먹으면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한 ×끼들 싸그리 다 닥치길”이라고 했다. 입대 생각이 변치 않음을 믿고 있는 BTS의 팬덤 아미(Army)는 정치권이 BTS 팬덤에 기대 표를 얻어 보려고 군 면제를 부추기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