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영수회담 거절…권성동 "정치적 플리바게닝인가"

대통령실 여야 지도부 참석 다자회담 역제안 野 "허심탄회하게 머리 맞대고 논의하자" 與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을 것"

2023-09-15     김정인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의한 영수회담을 대통령실이 사실상 거절하며, 대신 여야 지도부가 참석하는 다자회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죄를 감면받자고자 하는게 아니냐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최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축하난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구시대에 쓰던 말"이라며 "다만 국민의힘 비대위도 만들어지고, 정의당도 비대위가 정리되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다녀오고 나서 한번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식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그때 가면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윤 대통령은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며 "지난번 이 대표와의 통화에서도 '상황이 정리되면 조속히 만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그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앞서 윤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표는 8·28 전당대회 당선 이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수회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사실상 일대일 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또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윤 대통령에게 여야, 정파를 떠나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민생경제 영수회담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다자회담을 제안한 대통령실과 일대일 회담을 주장하고 있는 이 대표 간 신경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 이후 순방 성과 설명을 이유로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참석하는 다자회담을 추진한다면 이 대표도 이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이 대표는 '민생을 위한 협치는 말뿐'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영수회담을 통해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에 나서는 게 아니냐며 다자회담을 제안한 대통령실에 힘을 실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플리바게닝(사전형량조정제도)을 위한 정략적 행보가 아니기를 바란다"며 "그런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