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거래, 20개월 만에 최저 수준…원정투자 발길 '뚝'
외지인 매수 비중 25.5%, 집값 하락 장기화에 수요 감소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전국 집값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아파트 원정 투자’도 끊기는 모습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거래 2만1836건 중 외지인에 의한 거래가 5576건으로, 비중은 25.5%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1월 23.5%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지인에 의한 거래는 지난 4월 30.6% 이후 5월 29.5%, 6월 26.9%, 7월 25.5% 등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왔으며, 집값 상승세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9월에는 33.8%까지 치솟는 등 9개월 사이 이 비중이 8.3%포인트(p) 감소했다.
지난해 규제가 덜한 지방을 중심으로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소액 주택에 대한 외지인 매수세가 활발했지만 최근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자 외지인 매수 행렬이 사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기준 집값도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달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9%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1월(-0.55%) 후 13년7개월 만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거래 역시 ‘급급매’만 간간이 이뤄질 정도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둘째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2로 지난 2019년 6월 24일(78.7)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지난 5월 이후 19주 연속 하락세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1월 15일(99.6) 기준선 100이 무너진 이후 44주 연속으로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거래절벽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아파트 거래량은 641건으로, 이는 한개 자치구에서 평균 5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매수심리의 위축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주택시장 침체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