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두고 尹·文 정면충돌…"정치적 쇼" vs "합의 준수해야"
尹, 文에 "친구에 사로잡힌 학생같아"
文 "정부 바뀌어도 합의 이행해야 돼"
2022-09-18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윤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정치적인 쇼"였다고 평가했고, 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토론회 축사에서 남북 간의 합의를 강조하며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해외 순방길에 오르기 전 한국 주재 뉴욕타임스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문 전 대통령에 대해 "교실에서 한 친구(북한)에게만 사로잡힌 학생 같아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정권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너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하며 "나는 예측 가능성을 추구할 것이며, 한국은 미중 관계에서 더욱 분명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미국과 함께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선택한다면 밝은 경제적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문 전 대통령은 '9·19 군사합의 4주년 기념 토론회'(국회 한반도 평화포럼 주최)를 하루 앞두고 공개된 서면 축사에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는 한순간도 포기할 수 없는 겨레의 숙원이다. 민족 생존과 번영의 길이며, 세계 평화와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길"이라며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지 않으며 그 누구도 대신 만들어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한반도 평화를 일구는 주도자가 되어 흔들림없이 추진해나아갸만 한걸음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대화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모든 대화의 출발점은 신뢰다. 신뢰는 남북 간에 합의한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선언, 10.4 선언,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등은 모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역지사지하며 허심탄회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낸 역사적 합의들이다. 정부가 바뀌어도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해야 할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다만 "북한 역시 거듭된 합의를 져버려서는 안 된다"며 "합의 준수를 위해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신뢰가 쌓일 것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간 대화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