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저축銀 양극화 갈수록 심화
상위 10개사 순이익 1조1872억원…전체 60% 차지
1위 SBI와 최하위 대아저축은행 자산 격차 1200배
2023-09-19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역별 저축은행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업계는 그간 대형사를 중심으로 중금리 대출 확대와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고객층을 다변화하고, 건전성 확보했지만,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열악한 지방 중·소형사와 격차가 커졌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들의 순이익 합계는 1조965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997억원)보다 40% 증가했다. 이 기간 SBI·OK·웰컴·한국투자·페퍼·다올·애큐온·상상인·모아·OSB저축은행 등 상위 10개사의 순이익은 1조1872억원을 기록했는데, 전체 저축은행 순이익의 60% 수준이었다. 특히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495억원으로, △대구은행(3300억원) △경남은행(2306억원) △광주은행(1965억원) △전북은행(1613억원) 등 지방은행을 앞섰다.
자산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1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10개사의 자산 비중이 전체 52.4%인 61조9600억원를 차지했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3조2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총자산 기준 최하위인 대아저축은행(총자산 110억원)의 1200배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소재 저축은행이 취급한 대출 규모는 84조8911억원으로, 전체 저축은행 대출(100조5598억원)의 84.4%에 달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 6조9548억원 △대전·충남·충북 3조8230억원 △광주·전남·전북·제주 2조6382억원 △대구·경북·강원 2조2527억원에 불과하다. 수신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저축은행들은 전체 저축은행 수신(102조4435억원)의 84.3%에 달하는 86조3805억원을 끌어모았다. 나머지 지역은 △부산·울산·경남 6조9671억원 △대전·충남·충북 3조9668억원 △광주·전남·전북·제주 2조7304억원 △대구·경북·강원 2조3987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양극화 심화는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부실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지역경제를 더욱 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크다. 영업구역 제한을 일부 완화하고 지역 소형 저축은행의 퇴로를 열어주는 등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이 ‘중소기업 지원 특화 영업모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중소기업에 대출을 내줄 때 대손충당금 적립률, 위험가중치 등 건전성 규제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