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장례식 엄수]'런던브리지' 41억명 시청…다양한 분야서 사상최대 기록
조문행렬 20km까지, 전 세계 41억명이 장례식 시청
일반시민 추모객 7만5000명, 여왕에겐 17개 훈장 수여
2023-09-20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기자] 무려 57년만에 엄수되는 국장, 역대급 조문단에 역대급 경호·치안 인력 투입, 100만명 이상의 국민들 운집, 사상 최대 외교 무대 등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다양한 기록을 세우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19일(현지시간) 장례식은 여왕이 서거한 8일부터 이날 장례식까지 열흘간 대장정의 마침표 성격이 짙다. 70년이라는 세계 최장 군주 기록을 쓴 엘리자베스 2세의 위상과 영향력으로 비춰볼 때 역대급의 수식어가 다양한 기록에 붙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영국 현지의 반응이다.
실제 엘리자베스 2세의 관이 지난 14일 영국 의회의사당에 안치된 뒤 이어진 시민 조문 행렬은 길게는 20km를 넘었을 것으로 영국 정부와 언론은 전망했다. 영국 각지에서 조문에 임한 적어도 백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런던 브리지 작전'으로 명명된 장례식은 전 세계 41억명의 시청자들이 현장 생중계를 시청했다.
런던 교통국장이 추정한 웨스트민스터 차원 일반 시민 추모객 수는 7만5000명이며, 닷새간의 시민 추모기간 자원봉사자와 보안관, 경찰 등의 동원 인력은 1000명으로 집계됐다. 또 행사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에게 빅토리아 십자훈장과 조지 십자훈장 등 17개 훈장이 수여됐다. 윈저성 세인트조지 예배당에서 거행된 미사에는 800명이 참석했고, 여왕이 마지막 안식처인 조지6세 기념관에는 여왕을 포함해 총 5명의 왕실 가족들이 영면해 있다. 여왕의 양친 조지 6세(1952)와 엘리자베스 왕비(2002), 여동생 마거릿 공주(2002), 남편 에든버러 공작 필립(2021) 등이 여왕과 함께 한다.
역대 최다 치안인력을 동원한 런던 경찰은 장례식 내내 초긴장 상태에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실제 작은 소동은 영국 전역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군중 속에서 왕족과 군주제에 반대하는 이들의 외침이 있었고, 앞서 여왕 서거 후 이뤄진 찰스 3세 즉위식에서는 "내 왕이 아니다"라고 외친 옥스퍼드 출신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응급서비스, 소방, 교통 분야도 초비상 상태로 행사를 지원했다. 공식 응급의료망과 별도로 '세인트 존 앰뷸런스 협회'는 24시간 응급의료 지원을 위해 자원봉사자와 직원 등 1000명을 지원했고, 런던 소방대는 40개 이상의 교통 요지에서 화재 안전 검사를 수행했다.
'런던 브리지 작전'은 1960년에 마련됐으며, 일년에 두 세 번씩 정기적으로 검토가 이뤄졌다. 특히 더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4월 검토회의에서는 성직자와 경찰, 군인 등 280명이 군주 사망 후 10일 동안 일어날 일에 대한 계획을 면밀히 재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