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출원 변화 따라 경기 흐름 읽을 수 있다

2009-09-10     김준호 기자

[매일일보= 김준호 기자]

상표를 보면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상표출원의 변동은 실물경제를 직접적으로 반영하며 경기에 따른 여러 가지 특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특허청의 연도별 상표출원 증감률을 살펴보면 수도권과 법인이 지방과 개인에 비해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광업, 부동산업, 운송업종이 경기의 상승과 하락을 크게 반영하며 의료, 연예산업, 요식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추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허청은 "이에 따라 관광, 부동산, 운송업의 출원 동향을 살펴보면 경기의 국면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특허청(청장 고정식)발표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7% 하락한 1998년도 IMF 사태시 상표출원은 전년도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고고, 9-10%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준 1999년도와 2000년도의 상표출원율은 30-60%의 가파른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금융위기를 맞이한 2009년도에는 다시 11%의 감소를 보였다.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1998년과 2008년의 상표출원 감소율을 살펴보면, 1998년의 경우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은 상표출원율이 -40.1%, 비수도권은 -25.8%가, 법인은 -51.7%, 개인이 -17.4%로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도에는 수도권이 -11%, 비수도권은 -5.2%를 나타냈고, 법인이 -11.3%, 개인이 -7.3%의 감소를 보임으로써 수도권과 법인이 현저한 낙폭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1999년에는 수도권이 71.6%, 비수도권이 60.1% 성장했고, 법인이 83.4%, 개인이 57.3% 성장세를 나타내 수도권과 법인이 경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다시 업종별로 상표출원율을 살펴보면 1998년 불황기에는 관광업, 부동산업, 운송업이 전년도 대비 각각 -70.8%, -66.2%, -61.9%로 감소했고, 의료업과 보험업은 각각 -2.9%, -6.1% 보여 상대적으로 경기에 둔감했다.

올해는 금융위기를 반영하듯이 보험업 관련 상표출원 감소율이 45%로 가장 위축됐고, 운송업 -28.7%, 부동산 -27.1%, 법무 25.9%, 의료 22.4의 순으로 감소했다.

특이한 사실은 1999년도에는 보험업이 333.9%로 이례적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주었는데 IMF가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깊이 심어주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법무서비스업이 189.5%, 부동산업이 121.1%, 운송업이 120.7%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허청 관계자는 “경제흐름을 알기 위해 여러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상표 출원율의 동향을 아울러 분석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