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장례식 엄수]'헌신의 70년' 영국의 상징 세계인의 가슴에 묻히다
19일 장례식, 윈저성 조지8세 기념 예배당에 안장 50분간 진행, 영국 전역서 2분간 묵념 후 국가 연주로 마무리 웨스터민스터홀-웨스터민스터사원-웰링턴아치-윈저성으로 이동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지난 70년간 영국 군주로 재위하며 국민적 사랑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국인들의 가슴에 묻혔다.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영국의 최장 재위 군주이자 영연방 수장인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영국인의 정신적 지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인 여왕은 지난 8일(현지시간) 96세로 서거했다. 영국 왕실에 따르면 여왕은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여왕은 밸모럴성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던 중이었고, 이틀 전만 해도 비교적 건강하게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음날 오후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왕의 장례식은 서거 열흘 뒤 치러지는 게 관례다. 하지만 서거 소식이 저녁에 알려짐에 따라 이날(19일·현지시간) 장례가 치러졌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지난 14일 오후부터 시작됐던 일반인 참배는 이날 종료됐고, 여왕의 관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운구됐다. 조문 마지막 날까지도 참배 행렬은 이어졌다.
여왕이 서거하면서 자동으로 왕위를 계승한 74세 큰아들 찰스 3세 국왕 등이 운구 행렬을 따라 걸어서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1947년 필립공과의 결혼식을 올린 장소로 여왕이 1953년 대관식을 치른 곳이다.
장례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등 세계 주요국 정상과 왕족 등 500여명, 영국 전·현직 총리 등을 포함한 약 2000여명이 참석했다.
18세기 이후에 영국에서 국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것은 처음이다. 또 이번 장례식은 1956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서거 이후 영국에서 57년 만에 국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50여 분간 진행, 영국 전역에서 2분간 묵념 후 백파이프의 국가 연주로 장례 절차가 마무리 됐다.
이어 포차에 실린 여왕의 관이 버킹엄궁을 지나 하이드파크 코너에 있는 웰링턴 아치까지 천천히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1분마다 빅벤의 종이 울리고 예포가 발사됐다.
이어 여왕의 관은 운구차로 윈저성까지 이동했다. 이후 5㎞ 롱 워크에서 장례 행렬이 다시 움직였다.
여왕의 유해는 윈저성 경내에 있는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약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규모 예배를 진행한 뒤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이 묻혀 있는 조지8세 기념 예배당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