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조문 무산에 野 맹공 "무능 또는 외교 참사"
탁현민 "영국 대사 공석, 외교부 장관도 대통령 수행 안해"
외교 홀대 논란까지 확산…사전 조율 미비 지적
2023-09-20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일정 취소 논란과 관련해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영국을 도대체 왜 갔느냐"고 질타했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대통령실 설명에 대해 "늦게 도착해서 못했다는 것은 변경으로 듣기에 조금 거북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문 외교를 하겠다며 영국에 간 윤 대통령이 교통통제를 이유로 조문을 못하고 장례식장만 참석했다"며 "교통통제를 몰랐다면 무능하고, 알았는데 대책을 세운 것이라면 더 큰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고 말했다.
전날 안호영 수석대변인 또한 "왜 다른 나라 정상들은 가능한데, 왜 대한민국 대통령만 불가능한 것이냐"며 "대통령 부부의 조문이 자진 취소인 것인지, 아니면 사전 조율 없는 방문으로 조문이 거절된 것인지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영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의 조문록 작성은 런던 도착 첫날인 전날 진행하는 쪽으로 조율됐지만, 런던의 현지 상황을 고려한 영국 왕실의 시간 조정으로 하루 미뤄졌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더 일찍 영국에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며 "어제 이른 오후에 도착했던 정상들은 조문할 수 있었고, 런던의 여러 복잡한 상황으로 인해서 전날 오후 2~3시 이후에 도착한 정상들에게는 오늘로 조문록 작성이 안내됐다"고 설명했다.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조문을 취소했다고 전해져 외교 홀대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의전을 담당했던 탁 전 비서관은 이에 대해 "민항기를 타고 이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비행기 시간을 당길 수도 있고 늦출 수도 있다"며 "영국 방문 자체가 조문을 중심으로 한 추모 일정인데 도착해서 첫 일정조차 진행하지 못했다면 참 변병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김 수석이 외교 홀대 논란과 관련해 반박하면서 "영국 정부 대표 두 사람과 왕실 대표 한 분이 영접을 나와주셨다"는 등 말한 것에 대해서도 "그러면 영국한테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한 다른 나라들은 뭐라고 생각하겠느냐"며 "그것은 영국의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그런 게 쌓이면 한국 정부에 대해 영국이 배려를 하고 싶어도 앞으로 할 수가 없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또 외교부와 의전비서관들의 실무적 책임도 지적했다. 그는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영국 대사님이 공석이고 외교부 장관도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았다"며 "거기에 외교 경험이 일천한 대통령을 그냥 그 자리에 던져버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