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뭉치는 카드업계 ‘반쪽’ 오픈페이 동맹

사업 주도권 ‘기싸움’…삼성·현대·우리카드 등 참여 ‘유보’

2023-09-20     홍석경 기자
간편결제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인 일명 ‘오픈페이’가 참여 저조로 반쪽 서비스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픈페이는 삼성페이처럼 한 카드사 플랫폼에서 여러 카드사의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이달 말 오픈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지만,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우리카드 등이 참여가 불투명하다. 20일 여신업계 따르면 오픈페이에 참여하는 카드사들은 이달 말까지 서비스 도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르면 10월, 늦어도 올해 안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오픈페이는 스마트폰에 특정 카드사 앱을 하나만 설치해도 다른 카드사들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부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참여한 회사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BC카드·NH농협카드 등 6개 사다. 그러나 업계 2위인 삼성카드와 4위인 현대카드가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카드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있다. 또 최근 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같은 그룹 금융 계열사와 공동으로 구축한 통합금융 플랫폼 ‘모니모’도 운영 중이다. 현대카드도 지난 2020년 ‘현대카드 앱 3.0’을 선보인 이후 디지털 서비스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개발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는 애플과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협력 가능성도 지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리카드 역시 참여 여부를 결론짓지 못했다. 다만 이들은 향후 참여 가능성을 아예 닫아두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오픈페이가 은행계열 카드사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란 점에 비춰 참여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해석이다. 사업 주도권을 갖지 못해 자칫 들러리 수준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합류하더라도 서비스 초기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평가를 피하긴 어렵게 됐다. 오픈페이 시스템 구축에 최소 수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카드 등이 지금 참여를 결정해도 실제 서비스는 바로 시작하기 불가능하다. 앞서 참여를 확정한 카드사들은 지난 2월부터 오픈페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전문 분과를 만들고 시스템 구축 작업을 반년 이상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