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정기국회가 막이 올랐지만 여야의 민생을 위한 협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19일)부터 윤석열 정부와 전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의 실패상을 조명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및 영빈관 신축 논란, 대통령실 인사 참사 등에 공격을 집중하며 윤석열 정부 무능론을 부각시켰고, 국민의힘은 최근 불거진 태양광 산업 비리 의혹, 부동산 정책 실패, 북한 피살 공무원 사건 등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공세를 가했다. 국민을 위해 힘을 합치키는 커녕 정쟁으로 매몰돼 민생은 뒷전인 모습이다.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 외교'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차 런던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조문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외교 참사'라고 몰아세웠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조문 외교를 하겠다며 영국에 간 윤 대통령이 교통통제를 이유로 조문을 못하고 장례식장만 참석했다. 교통통제를 몰랐다면 무능하고, 알았는데 대책을 세운 것이라면 더 큰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장례식 조문 중인 대통령에 대해 금도를 넘는 비판을 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대통령이 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 중에는 여야가 정쟁을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야 모두 말로는 '민생'을 외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 회의에서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여당으로서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생활을 돌보는 일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을 향해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민생예산과 법안 처리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일 정기국회가 문을 열었지만 여야는 서로를 향한 공세를 벌이며 주도권 싸움만 하고 있다. 이대로 여야의 강대강 대치 전선이 자리 잡으면 국정감사까지 정국이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여야는 민생을 살피고 돌봐야 한다. 민심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정쟁을 뒤로하고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현안 문제와 민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