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안심전환대출이 흥행 부진을 겪고 있다. 신청 조건이 까다롭고 금리 혜택이 매력적이지 않은 탓이다.
21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 3일째인 19일 기준 신청 규모는 7473억원(7966건)이다. 전체 공급규모가 25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신청 규모는 2.98%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주금공의 최저 연 3.7%의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대환해주는 상품이다.
오는 30일까지 주택 가격 3억원까지, 다음달 6일부터 17일까지 주택가격 4억원까지 해당하는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대상이다. 또한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금리는 연 3.8~4%이고 만 39세 이하 소득 6000만원 이하 청년층에 한해 연 3.7~3.9%가 적용된다.
예상과 달리 이번 안심전환대출이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신청 기준이 까다로워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서울지역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5900만원,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대에 달하는 데 반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주택가격은 최대 4억원 이하다. 과거 시행했던 안심전환대출은 소득 요건 없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주택 가격 9억원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했다.
또한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서민 금융 이용자는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배제됐다. 보금자리론 대상은 주택가격 6억원,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이고 디딤돌 대출 대상은 주택가격 5억원, 부부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다. 이들은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없어 실질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차주의 범위가 좁다.
또한 안심전환대출의 금리 혜택도 그다지 크지 않다. 금리 상승 이전인 지난해에 받은 주담대 금리가 3% 초중반대로 오히려 안심전환대출 금리보다 낮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시행했던 안심전환대출이 2%대 초반의 금리로 공급한 것과 비교해도 아쉬운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홍보에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주택금융공사를 방문해 “몰라서 신청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홍보에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