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은 5년 만에 어렵게 정권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 6개월. 그새 대통령 지지율은 반토막이 나 30% 초반 대에서 횡보를 거듭 중이다. 새 정부의 국가운영 평가 자체가 이른 시점임에도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권력을 쟁취하고 다음 선거에서의 편한 공천을 꿈꾸는 누군가의 생각과 움직임으로 인해 당은 마침내 정상의 궤도에서 벗어났다. 억지로 비상상황을 선포하며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더니, 이제는 ‘비비대위’라는 조롱까지 들으며 사법부의 판단마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다. 이것이 법치를 존중한다는 보수정당·집권여당의 현실이다.
대통령과 대통령의 핵심관계자들 그리고 핵관 호소인들의 무모할 수 있었던 이유는 행동하는 유튜버들의 주장과 이를 떠받드는 지지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의 의견을 외부로 전달하는 주 매개가 ‘나는꼼수다’를 비롯한 팟캐스트였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광화문에서 시위를 하던 아스팔트 우파는 이제 저마다 유튜브를 통해 진영을 구축하고 세력화에 성공했다.
정권을 잃고 갈 길을 잃고 태극기를 들던 다수의 인원들은 몇몇 보수 유튜버들의 선동에 열광했다. 방황하는 자신들의 마음을 채워줄 수만 있다면 주장의 사실여부나 신빙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유튜브를 구독하고 '좋아요'를 클릭하며 돈을 보냈다.
지금으로부터 40년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인질극이 있었다. 총기로 무장한 범인들은 외부에 거액을 돈을 요청하며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았는데, 억류 기간 인질범들과 인질들 간에 감정이 일기 시작했고 심지어 사랑에 빠지기까지 한다. 이와 같은 상식적이지 못한 상황을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라고 한다.
도저히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에서의 맹목적인 감정상태를 설명한다는 것은 어렵다. 일부 유튜버들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아도, 윤핵관들이 사법부 의견을 거스르며 당을 운영해도 문제 없다. 지지자들은 “우리는 유튜브만 믿어! 유튜브가 진실이야!”라고 외친다.
영속적인 권력과 경제력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핵심관계자들과 일부 유튜버들이 이 같은 전횡을 벌일 수 있었을까? 자신들이 무슨 일을 돕고 있는지는 알고 있을까? 무조건적인 지지자들의 모습은 애처롭다. 알고 보면 우리의 가족일 수도 있다.
언제까지고 집회에 나가고, 눈물을 흘리며, 주머니를 털어 후원까지 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40년 전 스웨덴과 오늘의 대한민국이 겹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