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금리 재역전 '外資 이탈' 공포
한국 기준금리 2.50%인데 미국 3.25%까지 올라
환율 13년 반만에 1400원↑..."1500원도 시간문제"
'긴축쇼크'에 증시 '털썩'...外人 7거래일째 '매도'
2023-09-22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미국의 고강도 긴축 행보에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달러화 강세와 국내 주식시장의 약세, 여기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외화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며,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3%대 시대를 열었다.
연준이 지난 6월, 7월에 이어 이번에 다시 자이언트스텝(0.75%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는 역전된 상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3%~3.25%, 한국의 기준금리는 2.5%다.
간밤 발표된 연준의 긴축 쇼크는 그대로 증시에 반영됐다. 코스피는 3연속 자이언트스텝 충격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4.90포인트(0.63%) 내린 2332.31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2310선에서 하락 출발해 2300선까지 무너졌지만, 소폭 회복되면서 233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 하락한 3만138.78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1% 내린 3789.9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9% 밀린 1만1220.19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외화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484억원을 순매도 해 7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였다. 아울러 이달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간 누적 순매도액은 10조원을 넘는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환율은 하루에 1400원에 이어 1410원까지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5원 오른 1409.7원에 마감했다.
개장 직후 1400원을 넘어선 뒤 오후에는 141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1413원대를 찍은 후 소폭 하락하며 1410원 턱밑에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선 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 회의 여파와 러시아 전쟁 우려가 이어지며 하락했다"며 "13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환율 1400원대를 기록하며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숨 가쁜 긴축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회의 종료 후 발표한 점도표(dot plot·연준 이사와 연방은행 총재들이 예상하는 향후 정책 금리를 점으로 찍은 표)를 통해 올 연말 기준금리를 4.4%로 예상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자이언트스텝을 최소한 한 번은 더 밟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당초 올 3분기를 환율 고점으로 봤는데 1400원을 돌파한 만큼 내년초까지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면서 “우선 지금 상황에서 환율 상단치는 1500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