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행원 안 뽑는 인뱅 “경력직 모셔요”
3대 인뱅 모두 하반기 ‘경력직’ 수시채용
“신입교육 어려워…업무 적응 빠른 경력직 선호”
2022-09-25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인터넷은행이 하반기 채용에 나섰지만, ‘경력직’을 선호하는 분위기 여전하다. 시중은행 대비 인력이 많지 않다 보니 신입 직원 교육에 어려움이 커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9일 서버 개발자 경력직 채용공고를 내고 12일까지 서류를 받았다. 여기에 전략, 인사, 여신, 수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서비스, 디자인, 재무 등 82개 직무에서 수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토스뱅크도 올 하반기 1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토스뱅크의 현재 임직원 수는 318명으로, 연말까지 최소 42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케이뱅크도 지난 7월 32개 전 직무에 대한 대규모 경력 공개채용을 실시한 바 있다.
직무 경험이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은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지만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유독 그렇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 3곳의 총직원 1635명 가운데 입사 전 다른 회사를 다닌 적이 없는 무경력 대졸 신입 직원은 15명(0.9%)에 불과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인터넷은행은 꿈의 직장이다.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들이 올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금융회사는 ‘카카오뱅크’가 33.9%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동일 조사 결과에서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금융회사 1위에 랭크된 이래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신입직원 채용에 나서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아 취업준비생들에게 인터넷은행 취업은 바늘구멍 수준이다. 실제 작년 11월 케이뱅크가 대졸자와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모집한 두 자릿수 선발 채용 연계형 인턴십에 2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기도 했다.
경력직 선호 현상을 앞으로도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금융권은 정기공채 대신 수시채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 데이터 비즈니스 확대, 디지털 신산업 진출 등 은행들이 생존을 위해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및 빅테크와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디지털 경력직 선호도는 더 높아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