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수시채용 전환에 공채 ‘바늘구멍’

대형 증권사 제외하고 ‘필요에 따라 소규모 채용’ 선호

2022-09-25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사 채용문이 좁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따라 영업점을 줄이는 가운데,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공개채용보단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국투자증권이 연세대에서 신입사원(5급 정규직) 채용설명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하반기 공채에 돌입했다. 한투는 직무역량평가와 1·2차, 최종면접 등을 거쳐 70명가량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역시 삼성계열사들과 함께 하반기 공채를 실시한다. 삼성증권은 두자릿수의 인원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올 하반기 약 3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신한금융투자는 10월께 하반기 채용 규모와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키움증권도 내달 중 20~30명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뽑는다. 하지만 채용 인원도 많지 않은 데다 그나마 공개채용을 진행하는 곳은 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메리츠증권은 대규모 공채 대신 2011년부터 수시채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신증권 역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며 공채는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NH·키움·메리츠·대신·KB·하나·신한) 중 절반이 하반기 공채에 나서지만, 나머지 절반은 필요에 따라 소규모 채용으로 인력을 뽑고 있다. 증권사 채용 규모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영업점을 줄이고 있는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위 증권사의 영업점 수는 2019년 12월 575개에서 지난 6월 518개로 57개(9.9%) 줄었다. 약 2년 반 만에 영업점 10곳 중 1곳은 문을 닫은 셈이다. 투자은행(IB) 부문과 정보기술(IT)·디지털 관련 직군의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관련 경험이 있는 경력에 더 집중하게 됐다. 주식시장이 지지부지한 것도 채용문을 닫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증권사 58개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825억원으로 1분기보다 9763억원(47.4%) 감소했다. 글로벌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주식 거래가 줄었고 증권사 수수료 수익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반기 역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