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기고] 지난 2016년 9월 28일 시행된 김영란법이 7년째 시행되면서 이제는 청탁금지법이라 한다. 필자는 김영란법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청탁금지법이라는 명칭 사용을 하지 않는다. 청탁금지라는 그럴 듯한 명칭을 사용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이고 이 명칭 자체가 아깝기 때문이다. 이 법이 시행된 이래 매년 여러 편의 관련 칼럼을 늘 게재하다 보니 어느 한 해에는 유명 검색엔진에서 필자 소개를 ‘김영란법 등을 칼럼 등을 통해서 공식적으로 거부한 학자’라는 소개가 있어서 필자를 즐겁게 한 경우가 있었다.
필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이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제는 식상해서 어느 매체 하나 이 문제를 지적한 경우가 없다. 이제는 포기한 것이고 국민 관심사도 아니라 판단하고 아예 거론하지 않는 것이다. 필자만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법을 만든 국회도 공공 청탁이라고 하여 대상에서 빠지는 만큼 관심조차 없다.
이 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필요할 때 족집게식으로 뽑아내는 악법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공무원 등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경우는 당연히 제제 대상으로 하는 것은 맞는다고 할 수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민간인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애꿎게 이유 없이 교수집단과 기자가 포함됐다. 이 이유에 대해서는 법을 만든 당사자인 국회의원도 답을 제대로 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왜 이런 비합리적이고 보편타당성이 부족한 법이 탄생하게 됐을까.
이 법이 출현 당시에 식당에서 각자가 카드로 더치페이 형식의 비용을 부담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 행사였다. 지금 과연 그러한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알아서 대접하고 알아서 먹는 형태로 전락했다. 필자는 당시에도 이렇게 된다는 것을 항상 주지했고 앞서 말한 대로 필요할 때 정적 제거 식으로 활용하는 족집게 악법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수시 경고했다. 민주주의 가면을 쓴 공산주의 개념이나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매년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에는 농축 수산물에 대해서는 10만원 제한선을 풀어서 20만원까지 선물이 가능하다고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식사 시 3만원 한도에서 물가상승 및 외식업체의 어려움을 고려해 5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국회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다른 국가에서 이상하게 보고 헛웃음을 짓는 황당한 상황이다.
청탁은 007가방에 5만원 짜리 현금을 가득 넣어 주는 형태가 진정한 청탁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명절 때 10~20만원 선물을 준다고 중요한 청탁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자들이 캔 커피 하나 가져온다고 성적을 올려주는 난센스도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심각한 김영란법의 사각지대는 민간인을 넣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