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집값 하락 확산, 내집마련 기회오나

2023-09-26     윤재오 기자
윤재오
집값 하락이 심상치않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은 0.19% 하락해 10년만의 최대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울은 17주 연속 하락행진을 한 가운데 25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모두 떨어졌다. 금리인상에다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하락지역이 늘고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주택경기가 본격 하강하는 형국이다. 이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집값 하락은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들에게는 큰 충격이다. 집값이 더 오를까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2030세대는 집값 하락에다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무주택자들에게는 이번 집값 하락이 내집마련을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5년동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집값 때문에 망연자실했던 3050세대 가장들은 다시 내집마련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지금 사려니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고 마냥 늦추자니 다시 반등해버리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쳐버릴까 걱정이다. 그리고 지금 사더라도 금리가 계속 오르면 이자부담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내집마련을 하려는 사람들은 “기회는 온 것 같은데 언제 어느가격 수준에 사야할지 선택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매수타이밍을 잡기란 쉽지 않다. 내집마련은 주식과는 달리 전재산을 올인하다시피 해야 하는 만큼 신중할 수 밖에 없다. 과거사례를 보자.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이후엔 2012~2013년 집값이 가장 큰폭 하락했다. 당시 분위기는 집값이 더 내릴 것 같고, 다시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일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부동산재테크가 끝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암울했던 그 시점이 바닥이었고 집값은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금융위기때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집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반등을 기대한 반발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때만큼 하락폭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집값이 얼마나 떨어졌느냐로 매수타이밍을 잡아서는 안된다. 최근 집값 하락의 최대 원인이 금리인상인만큼 금리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그동안 초저금리가 집값을 끌어올렸다면 이번엔 금리인상이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도 금리인상 추세가 지속되는 한 집값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금리인상이 언제까지 어어질지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최근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은데다 11월에도 큰폭 인상을 예고했다. 우리나라도 금리 추가인상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잇따라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미국은 최소한 내년초까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경기침체의 늪이 깊어진다면 특정 시점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금리인상 추세가 무한정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추세적 전환점이 오기전에 내집마련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