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 국장 엄수…기시다 "오래 살아야 했던 사람, 뼈아프다"

한덕수 총리 등 일본 내외서 4300여명 참석

2023-09-27     김연지 기자
27일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일본 내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27일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치러졌다. 아베 전 총리가 사망한 지 82일 만이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7월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던 중 피격당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는 '어머니가 가정연합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바 있다. 재팬타임즈,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는 4300여 명의 조문객이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218개 국가·지역·국제기구 인사 약 700여 명이 참석했다. 약 2만명의 경찰이 동원됐고, 도쿄의 고속도로와 장례식장 인근의 도로는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아직 오래 살아야만 하는 사람이었다. 뼈아프다"며 아베 전 총리의 죽음을 애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과 세계의 앞날을 보여주는 나침반으로서 앞으로도 10년, 아니 20년, 힘을 다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이루어질 수 없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기시다 총리는 "우리나라 헌정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집권했지만 역사는 그 길이보다는 성취한 업적에 따라 당신을 기억할 것이다"라며 "당신이 깔아놓은 토대 위에 지속적이고 모든 사람이 빛나는 포섭적인 일본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 국장을 조문 외교의 장으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주요 7개국(G7) 정상이 모두 불참하는 등 기시다 정부로서는 힘이 빠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의 지지율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강행한 국장 결정으로 내각 지지율은 20%대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마이니치신문이 17~18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여론조사해 지난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29%로 집계됐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0∼21일 조사 대비 7%포인트 하락했고, 지지율이 3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기시다 내각 발족 후 처음이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요인으로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문제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國葬)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앞서 아사히신문이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462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반대한다는 응답 비율은 직전 조사 대비 6%포인트 상승한 56%, 찬성한다는 응답은 38%로 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교 문제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대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66%로 긍정적인 평가(23%)를 크게 웃돌았다. 한편 일본의 수도 도쿄 도심 곳곳에서 국장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다. 도쿄의 히비야 공원에서는 국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집회가 열렸다. 주최측에 따르면 약 2500여명이 모여 '국장 반대' 등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공원을 출발해 시위 행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