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승소 자신" vs 이준석 "정신 차려라"…결론 다음주 전망
남부지법, 3~5차 가처분 심문 진행…양측 공방 치열
이준석 "'이준석 잡기' 아닌 물가·환율 잡기 나섰으면"
전주혜 "이준석 주장은 천동설…실체적·절차적으로 적법해"
2023-09-28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당 비상상황 전환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 사건을 두고 이준석 전 대표와 국민의힘이 28일 법정에서 또 다시 격돌했다.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은 법원이 내릴 판단에 대한 상반된 전망을 밝히며 자신들의 승소를 확신했다. 법원은 이르면 다음주 사건 심리를 마치고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께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정진석 위원장 및 비대위원 6명을 상대로 낸 3∼5차 가처분 신청사건 심문기일을 개시했다. 법원이 오늘 심문한 가처분 신청 사건은 모두 3건으로, 핵심은 개정 당헌의 유·무효를 판단하는 가처분 신청 사건이다.
이날 가처분 신청 심문에 직접 출석한 이 전 대표는 이날 심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심리에서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치열히 다퉜다"며 "정상적으로 당이 운영됐으면 좋겠고, 이번 출석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 될거야'라는 주술적인 생각을 볼 수 있는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심문 출석 직전에는 "최근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제발 다들 정신 좀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잡기, 환율잡기에 나섰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라면 가격이 15%가까이 올랐고, 휘발유 가격도 아직까지 높고 환율 경우 1430원 넘어섰다. 이게 경제위기 상황인데 이렇게 정치적 파동 속으로 가야하는지 의아하다"며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모든 게 종식됐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 변론에 나선 전주혜 비상대책위원은 심문 직후 이 전 대표 측 주장을 '천동설'로 일축하며 "법원이 제대로 판단해주면 저희는 승소를 자신한다"고 했다. 전 비대위원은 "새로운 당헌 당규가 적법한 내용으로 개정된 것"이라며 "그 새로운 당헌에 따라서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한 것이기 때문에 실체적·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전 비대위원은 이 전 대표가 심문에서 당을 겨냥, 법원에서 정치하려고 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판한 데 대해선 "정치를 사법의 영역에 끌어들인 게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저희는 (심문에서) 소송을 당하는 입장에서 채권자(이 전 대표 측)에게 가처분 청구 자격이 없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가 집권 여당으로서 맡게 되는 첫 국감인데 가처분이 진행되면서 당이 굉장히 어수선하다. 가처분 리스크에서 벗어나서 국정운영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와야 한다"고 했다.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한다면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며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할 전망이다. 그러나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한달 여 만에 막을 내리고 당 지도부의 공석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를 열 가능성이 있다.
이번 법원 심문 결과는 다음 주에 발표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국민의힘 관련 가처분 사건 결정은 다음 주 이후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1차 가처분 신청의 경우 8월17일에 심리를 진행했고 9일 후인 26일 결론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