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재임중 한일정상회담 없다?
과거사 움쩍 않는 아베내각…2018년까지 장기집권 전망
2013-10-01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역사, 영토 문제에서 자꾸 퇴행적인 발언을 하는 일본 지도부 때문에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지금도 진행되는 역사인데 그분들은 아주 꽃다운 청춘을 다 망치고, 지금까지 깊은 상처를 갖고 살아왔는데 일본이 사과는 커녕 계속 그것을 모욕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일간의 지도부가 이야기한다고 이 문제가 풀리겠는가. 일본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고 또 양국 정상들도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가야지, 그건 도외시하고 거기에 대한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고 상처에 계속 소금을 뿌리면서 대화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지난달 30일, 박근혜 대통령이 방한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을 청와대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작심 발언’을 내놓으면서 일본 측이 갈구해온 한일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은 완전히 물 건너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더욱이 과거사에 대한 입장을 굽힐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아베 내각이 2018년까지 장기집권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일본정가에서 나오면서 최악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 재임 기간 단 한 번도 한일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아베신조 내각 총리대신을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는 뜻을 수차례 내비쳤다.특히 별도로 자리를 잡기가 어려우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7∼8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9∼10일) 등 하반기 잇달아 열리는 다자간 정상회의 기간 양 정상이 잠시 선 채로 대화를 나누는 약식 회담이라도 하자는 제의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전해오기도 했다.하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성의 있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한일관계 정상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여건 조성이 아직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이러한 기조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보다 명확해졌다.여기에 중일 관계 악화 문제가 겹치면서 매번 아세안 회의가 열릴 때마다 관례적으로 열렸던 한·중·일 3국 간 정상회담도 불발될 전망이다. 실제 외교부 등은 한일 정상회담 및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준비는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 취임 첫해에 한일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매우 이례적인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임자인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대통령 취임 후 2∼4개월째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됐다.내년 상반기를 정상회담 개최 시점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이달 17∼20일 열리는 야스쿠니(靖國)신사 추계 예대제에 아베 총리나 주요 내각 인사가 참석할 경우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면서 내년 상반기 회담도 기약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한편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2018년까지 장기집권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돌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아베 총리의 역사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시나리오대로 장기집권이 이뤄진다면 최악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 한일정상회담을 단 한차례도 열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