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지방 사립대는 삭제 중

2022-09-29     원동인 SPR 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2023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경쟁률 6대 1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상 미달' 대학 10곳 중 8곳이 비수도권 소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전국 4년제 대학 228곳 중 208곳의 수시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경쟁률 6대 1 미만을 기록한 96개 대학 중 77곳(80.2%)이 지방에 쏠려 있었다. 지난해는 지방대 72곳이 6대 1을 넘지 못했는데, 올해 더 늘어난 것이다. 또한 올해 지방권 123개 대학의 평균 수시 경쟁률은 5.72대 1로 지난해 6.04대 1보다 낮아졌다. 일반대 수시모집은 6장의 원서를 접수할 수 있어 경쟁률 6대 1을 넘기지 못하면 사실상 미달이라고 봐야 한다. 반면 서울권 대학들은 16.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지난해 16.01대 1보다 소폭 올랐다. 이에 서울권과 지방권의 수시 경쟁률 차이는 2년 전 서울권 14.67대 1, 지방권 5.67대 1 이후 3년 연속 벌어져 올해 가장 큰 격차가 발생했다. 지원자 규모 증감도 차이가 컸다. 이번 수시모집에 서울권과 수도권 대학 지원자 수는 지난해보다 총 3만2799명 늘어난 반면, 지방권 대학 지원자는 3만1458명 줄었다. 그나마 지방대에서는 경북대(6.24대 1), 부산대(13.53대 1), 충북대(9.59대 1), 전북대(8.19대1) 와 같은 지방 거점국립대학과 연세대 미래캠퍼스(10.79대 1), 고려대 세종캠퍼스(9.27대 1) 등 주요대 제2캠퍼스에 지원자가 집중됐다 울산과학기술원(14.44대 1), 대구경북과학기술원(13.96대 1), 광주과학기술원(13.81대 1), 한국에너지공과대(12.48대 1) 등 지방권 특수 대학들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러한 수도권, 지방권 격차는 학과 통폐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이뤄진 일반대 학과 통폐합 사례 700건 가운데 77%(539개)가 지방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 감소와 학생들의 수도권대 선호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방대 통폐합 건수는 2019년 119건에서 2020년 158건, 2021년 262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대의 통폐합 건수는 11건, 84건, 66건으로 집계됐다. 10여 년 전에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는 지방대 소멸 위기 빨간불은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그리고 대학도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시 하고 못하고 있다. 뉴스에서는 지방대 폐교에 따른 지역 경제, 지역 인구 감소등 문제점만을 강조하고 있다. 폐교 위기 대학 지원에 따른, 학과의 통페합, 폐교 등의 어려움에 처하게 될 학생, 학부모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말하고 있지 않다. 대학 선택은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따른다. 이 점은 부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입시 전문가, 교육 전문가, 학교, 언론 등에서는 폐교 위기에 처에 있는 대학에 지원 할 경우 겪게 될 리스크에 대해서 학생 및 학부모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이제 학생과 학부모들은 10년 후를 내다보고 대학을 선택하고 지원하기 바란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대학도 그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아마도 10년 후에도 그럴 것이다. 2021년 태어난 신생아 수는 26만 명이다. 현재 4년제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 정원을 합하면 26만 명이다. 지금의 상태가 계속 된다면 지방 사립대 삭제는 2040년 완성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