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한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고른 신탁 포트폴리오와 신탁자산 규모로 부동의 탑티어에 올라있는 신한은행이 매일일보와 만났다. 올해 초 신한은행 신탁부에는 박주한 신탁부장이 새로 부임했다. 박 부장은 98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신탁부, PB고객부, S&T센터, 홍콩지점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했다. 부서장이 되고 나서는 WM기획실에서 신한금융그룹 WM사업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 안에서 금융상품, 고객자산관리 업무를 해온 만큼 신탁부서의 방향타로 제격이다.
박 부장은 정중동 행보로 신탁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 신탁부서는 조용하고 겸손한 박 부장의 성격처럼 일류라고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탄탄한 결과물로 시장의 획을 긋고 있다. 재산신탁과 금전신탁을 합산한 총 신탁자산 규모는 금융권 1위다. 300조원을 웃도는 투자자산수탁 사업부문 자산규모 역시 업계 1위다.
신한은행의 저력은 ‘최초 상품 개발’에 있다. 신한은행은 특정금전신탁으로 우량 CP(기업어음)를 편입해 다수 고객의 자산관리를 시작했다. 이제는 자산관리의 대표상품이 된 ELT 상품 개발도 신한은행이 최초다. 개인 및 기업고객들의 유동성 관리에 활용되는 MMT 상품 역시 신한은행이 처음 선보였다.
올해 신한은행은 절세 가능한 채권상품과 종합자산관리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박 부장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져 고객 자산관리에 어려움이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시장 금리가 상승해 채권 투자에 좋은 시점이다. 고객의 안정적인 자금관리를 위해 다양한 만기 및 절세가 가능한 채권상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단순히 금융상품을 Wrapping(포장)하지 않는 종합자산관리 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상속증여신탁은 상속인과 피상속인 등 다양한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드리고자 내부 인력 양성과 외부 제휴 등 자산운용역량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박 부장이 강조한 추진과제는 세 가지다. 박 부장은 “첫째로 신한은행의 강점인 가치주신탁과 맞춤형신탁을 확장해 다양한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만족을 높이겠다. 두 번째로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본인 사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고객들을 위해 기부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학교, 병원, 사회복지 단체 등과 제휴해 맞춤형 기부신탁 솔루션을 제공하겠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법 개정, 장애인신탁의 과세불산입, 중도인출 한도 확대 등 사회문제를 풀어가도록 신탁제도 개선을 당국에 적극 요청해보겠다”고 설명했다.
매일일보가 만난 신탁전문가들처럼 박 부장 역시 시장 성장을 예고했다. 박 부장은 “신탁은 부의 보관, 이전, 증식 등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현재 금융기관들은 신탁을 통해 ELS, 전단채 등과 같은 단품 상품을 주로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꼭 맞아 안전하고 편리한 신탁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 상속증여신탁이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장은 “신탁법에는 실제 신탁업을 영위할 수 있는 세부적인 법적 내용들이 없고,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 위주다보니 종합 자산 관리 관점에서 신탁업을 추진하려면 제도적 개선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한다”며 “다행히 작년에 금융위에서 신탁제도개선 TF를 통해 신탁업 제도 개선 방안 검토됐고, 올해 금융위 금융규제혁신 36개 세부과제에도 신탁재산 범위 확대 등 신탁 운용 자율성 강화 과제가 포함됐다. 제도화되면 다양한 접근과 시도를 해볼 수 있어 그룹과 은행 차원에서도 차분히 준비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