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운임 내림세에도 3분기 실적 선방 예고

SCFI 1922.95 기록…1년 10개월 만에 2000선 밑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3Q 성수기에도 물동량 감소 고환율로 실적 방어…HMM, 3분기 영업익 14%↑ 전망

2023-10-04     김아라 기자
해운업계의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글로벌 해운 운임이 16주 연속 내림세에도 고환율에 힘입어 해운업계가 3분기에도 선방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SCFI는 전주 대비 149.09포인트 내린 1922.95를 기록했다. 지난 1월 7일 5109.6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단 9개월 새 62.4%가 빠졌다. 또 SCFI는 최근 16주 연속 내리며 2020년 11월 20일(1938.32) 이후 22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미주와 유럽 노선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주 동안노선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6159달러로 전주 대비 379달러나 하락했다. 미주 서안노선은 1FEU당 2399달러로 집계되며 한 주 만에 285달러 떨어졌다. 지중해 노선도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2999달러로 전주보다 250달러 하락했다. 유럽 노선 역시 1TEU당 2950달러로 전주 대비 382달러 내려갔다. 지중해 노선과 유럽 노선이 3000선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12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남미 노선의 경우 1TEU당 5025달러로 전주 대비 454달러나 떨어지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호주·뉴질랜드 노선과 중동 노선도 1TEU당 1850달러, 912달러로 각각 전주 대비 106달러, 76달러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해운업 최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서도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컨테이너선 수요는 줄었지만 항만 적체 문제가 풀리면서 공급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치솟던 해상 운임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이에 분기 연속 최대 경신을 하던 해운업계 실적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3분기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고환율과 안정화된 국제유가가 구세주가 되고 있어서다. 해운업은 연료비가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여서 유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또 환율이 오르면 매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연료비 부담은 줄어든다. 올해 초만 해도 1100원 선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를 뚫은 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올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배럴당 123.70달러까지 치솟았던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현재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해운사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실제로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은 3분기 매출 4조6248억원 영업이익 2조587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15%, 13.93% 증가한 수준이다. 팬오션도 순항이 예상된다. 팬오션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9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매출은 20.23%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시황 불확실성이 커지며 운임이 기대만큼 빠르게 오르지 못하지만, 미주 서안을 제외하면 항만 적체가 정상화되지 않아 수급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며 “(HMM은) 분기 기준 2조 원대의 양호한 영업이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