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에도 예·적금 몰린다…대출도 9개월째 증가
수신금리 인상·여신금리 인하 효과
2023-10-05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예·적금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중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인터넷 전문은행도 지난달 말 기준 수신 잔액이 늘어났다. 또한 금리 인상기를 맞아 시중은행은 대출 규모가 꾸준히 감소했으나 인터넷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인하하면서 대출 역시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34조556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806억원 급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 9월 수신 금리를 인상한 효과”라며 “10월 중에는 수신 잔액이 사상 최초로 35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8일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 금리를 연 2%에서 연 2.2%로 0.2%포인트(p)올렸고 3년짜리 자유적금 금리도 연 4%에서 연 4.1%로 0.1%p 인상했다.
케이뱅크도 수신 잔액이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13조4900억원으로 한 달 새 14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1일 최고 연 3.1% 금리를 제공하는 '미리! 새해 준비 예금' 특판을 진행했다.
인터넷은행들의 수신 잔액뿐만 아니라 여신 잔액도 9개월 연속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27조4616억원으로 전월보다 2625억원 늘었고,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전달보다 2000억원 증가한 9조7000억원이었다. 인터넷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전·월세 대출 등 실적이 견조하게 증가한 덕”이라고 분석했다.
토스뱅크는 월별로 수신과 여신 잔액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다른 인터넷은행과 마찬가지로 성장세를 이어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8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총수신 잔액은 약 26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약 6조4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잇따라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최대 2억원 한도를 제공하는 ‘마이너스통장’ 상품의 금리를 최대 0.77%p, 최대한도가 3억원인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p 내렸다. 카카오뱅크도 전날부터 신규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중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p 인하했다.
인터넷은행들은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나선다. 카카오뱅크는 여·수신 규모 확장을 기반으로 4분기 중 개인사업자 대출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는전세자금대출을 선보일 계획이고 케이뱅크는 아파트담보대출을 곧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