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너무 빠졌나” 日주식·ETF 뭉칫돈

국내 투자자, 최근 한달간 946만 달러 순매수 日 완화적인 통화 정책…엔화 약세에 증시 매력↑

2023-10-05     홍석경 기자
외국인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미국발(發) 긴축 공포로 세계 증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증시는 글로벌 증시 약세 속에도 불구, 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뿐만 아니라 일본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자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일본 주식을 사들인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946만3801달러(약 133억7200만원)로 전달 711만2906달러(약 100억5000만원)보다 33% 급증했다. 매수(5882건)와 매도(3858건)를 모두 합친 전체 거래량 역시 9740건으로 7월(7611건) 대비 28%나 늘었다. 이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일본 ETF에 유입되는 국내 자금도 늘고 있다. ETF 전문 정보 플랫폼 ‘ETF CHECK’에 따르면 9월21일 기준 ‘TIGER 일본닛케이225 ETF’에는 지난 3개월간 3214억원 자금이 유입했다.‘TIGER 일본닛케이225 ETF’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225개 종목을 대상으로 산정되는 닛케이255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 지수와 연동된 ‘TIGER 미국S&P500 ETF’에는 ‘TIGER 일본닛케이225 ETF’의 절반 수준인 1466억원밖에 유입되지 않았다. 엔화가 달러당 140엔대로 내려앉으면서 환차익을 노린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8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8월 엔화 예금 액수는 57억4000만 달러(약 8조1130억원)로 7월(54억8000만 달러)보다 늘었다. 일본이 국내 투자자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른 배경에는 증시 강세가 있다. 전날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6% 급등한 2만6992.21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3월23일 이후 약 반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일본 엔화는 이달 들어 달러당 140엔대로 추락하며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통화완화적인 정책을 펴는 일본과 금리 차가 벌어진 점이 엔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