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군의 날, 국가를 위한 희생을 생각하며

2023-10-09     서영석 제2연평해전 유가족 유족회장
[기고] 지난 1일은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었다. 국군의 날은 대한민국 국군의 발전을 기념하는 날로, 나도 제2 연평해전 유가족의 입장으로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다. 유가족은 총 6가족이지만 국군의 날 행사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부 초대 받지 못하고 나와 아내만 참여할 수 있었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열기로 뜨겁던 2002년 6월 29일은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전 국민의 기대와 열망으로 부풀어 있던 그날, 나의 아들 서후원 중사는 해군으로 전우들과 함께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의 선제 공격이 시작되었고, 나의 아들 후원이는 그날의 해전으로 지금까지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가슴 아픈 상황이다. 제2연평해전은 서후원 중사를 포함해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조천형 상사,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 총 6명의 아들들이 가족에 곁을 떠나갔으며, 이희완 중령을 비롯해 권기형 병장 등 18명의 전우들이 다치는 등 나라를 위한 희생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대통령 및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단 한 명도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훈장의 등급도 낮아졌다.   아내를 잃으면 홀아비, 남편을 잃으면 과부, 부모를 잃으면 고아 라는 말이 있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칭하는 말은 없듯이 누구에게도 말 못할 아픔은 우리 6용사들의 유가족들이 서로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어주었다. 슬픔과 고통의 날들을 보내는 20년의 시간 동안 서러움 속에서도 잘 견디어 내준 우리 유가족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전투에서 생환한 참수리 357대원들에게도 아픔을 함께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한다. 또, 우리의 아들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윤영하 함, 한상국 함, 조천형 함, 황도현 함, 서후원 함, 박동혁 함 총 6척의 고속정으로 부활시켜 우리의 영해를 지킬 수 있게 해준 해군에게 항상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용감한 군인의 아버지로써 한 사람이라도 더 나의 아들들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그래야 그들의 희생과 숭고한 마음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나의 마음과 같은 마음들이 크라우드펀딩(국민모금)으로 모아져 제 2연평해전이라는 영화도 제작 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억 속에 남을 수 있게 되었고 국민들의 관심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묘역들이 한 곳으로 모여져 우리 유가족들의 마음도 더욱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대전 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 앞에 하나 하나 놓인 꽃들과 추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유가족들의 슬픔을 어루만져 준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역사상 마지막 남은 휴전 국가로 지금도 수 많은 아들이자 남편, 딸이자 아내들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유가족으로서 국가에 바라는 점은 나라를 지키다 희생한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에 대해 홀대하지 않고 그에 합당한 대우와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침묵하지 않아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