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늘어나는 은행 해외서 돌파구
4대 은행 해외법인 상반기 순익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
2023-10-06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해외법인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은 금리인상 등 규제 강화로 해외 투자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상반기 순이익은 40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을 통해 1928억500만원의 순이익을 벌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9% 증가한 규모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47.47% 증가한 862억3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13% 급증한 268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대내외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해외점포가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독립경영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가별 사업전략 수립 및 영업추진 등 사업 관련 자율성을 주되 현지 환경에 맞는 국외점포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제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우수 전문인력 확보 및 관련 조직 구성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과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순익은 전년 대비 58.7% 증가한 1284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을 필두로 한 실적 성장이 돋보였다. 상반기 순이익은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 236억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올랐고 캄보디아우리은행은 299억7300만원으로 43.31% 상승했다. 베트남우리은행도 238억5500억원으로 128.53% 올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성장성이 높은 지역에 집중하고, 진출국별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경제 성장률이 높고 금융 수요가 높은 동남아 신흥개발국은 고성장, 고수익 리테일 영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CIB(Corporate Investment Banking)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우량 신디케이션 딜, 인프라, 항공기 선박 금융 등 IB 영업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총 6개의 해외법인을 통해 427억22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35억500만원) 대비 92억1700만원, 27.5% 늘었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법인이 52.6% 개선된 77억400만원을 기록했고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는 34.3% 증가한 1216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KB부코핀은행은 743억83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나은행은 조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해외 법인 순익은 425억5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감소했다.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공시된 해외 법인 실적에 해외 지점 실적은 포함되지 않아서 실적이 낮게 나타났다”며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의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보유 지분률 15%)에 대한 지분법 평가익은 1037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25개 지역에 진출해 있다. 올해 4월에는 대만 타이베이에 지점을 신설 오픈했다. 하나은행은 아시아와 선진국의 시장 환경에 맞춰 이원화한 글로벌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고성장 아시아 시장에서는 증권, 소비자금융,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자 하며, 미주‧유럽‧중동 등 선진국에서는 IB,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성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