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늘려라” 해외주식 팔면 세금감면

2분기 순대외금융자산 7400억달러, 환류 방안 모색

2023-10-06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국내 외환 시장이 ‘역환율 전쟁’을 치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외환보유액은 4000억달러가 넘고, 대외자산은 2조1000억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과거 외환 위기를 겪은 학습효과다. 윤석열 정부는 대외금융자산 환류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말고 민간 차원에서 보유한 순대외자산이 현재 7000억 달러를 넘는다”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등 원화 약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 방향이 고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민간 대외자산을 국내로 환류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외금융자산을 팔고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킬 때 어떤 인센티브를 줄지 고민하고 있다. 해외주식 양도세제도 그중 하나다. 현행 소득세법은 내국인이 1년간 해외주식을 매매한 내역 중 각종 비용을 차감한 양도차익에 20%(주민세 포함 시 22%)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다. 기본공제는 250만원으로 이를 제하고 양도세가 부과된다. 당국은 기본공제금액을 한시적으로 확대할지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 20%로 설정된 양도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을 고려하는 이유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 상황에서 대외금융자산이 넉넉한 게 안전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2조1235억달러다. 한국이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7441억달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적자를 딛고 2014년 3분기 말 흑자(128억달러) 전환한 뒤 8년 만에 규모가 60배 가량 는 셈이다. 해외투자에 관심을 갖는 서학 개미들이 많아지면서 해외 금융투자 규모가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격이다. 우리 정부는 해외주식의 경우 양도한 후 원화환전까지 마무리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경우에 양도세 완화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해외주식 양도세는 주식을 매도하는 순간 발생한다. 주식 매도 시, 계좌에 달러 예수금 형태로 남아 있다면 외환시장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