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육아에 지친 당신을 위한 솔루션
[매일일보] 나는 10살, 8살, 5살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내가 키우기 보다는 아내가 키우고 있다고 말하는 게 맞겠다. 회사 생활을 핑계로 야근과 출장 때문에 제대로 육아에 참여를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창 말썽 피우는 아이들 덕분에 아내는 항상 피로와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 내가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은 주말을 온전히 ‘아내만의 시간’으로 주는 것이다. 친구를 만나거나 쇼핑을 하는 등 주말에는 아내 혼자서 보낼 수 있도록 육아는 내가 전담한다. 아내는 그 시간 덕분에 평일에 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만약 아내에게 ‘육아의 쉼’이 없다면, 지금 나의 가정은 덜 행복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도 사실이다. 주말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녹초가 되곤한다. 만약 부모 한쪽에서 육아를 전담하게 된다면, 그 스트레스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일 것이다. 때문에 육아에서도 부모의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유아용품 전문 기업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육아를 하는 여성들 중 2명 중 1명(50.2%)은 하루 15시간 이상 육아에 매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18시간 육아에 할애한다고 답한 비율도 22.2%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중 97.1%가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시간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시간 없이 장시간 육아를 혼자서 감당하게 된다면 부모는 정서적으로 고갈되기 쉽다. 정서적으로 고갈된 부모는 아이에게 짜증이나 화를 내게 되고, 스스로 나쁜 부모라는 자책감에 시달릴 수도 있다. 부모가 행복해야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키울 수 있다. ‘자신만의 시간’은 나를 재충전하게 해줄 뿐 아니라 육아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주고, 그 좋은 에너지는 이후 육아과정에서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달된다. 때문에 육아를 분담하고 각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F1 레이서 슈마허는 “훌륭한 경기를 위해서는 가속 페달만큼이나 브레이크를 밝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속도를 줄일 줄 모르면 서킷을 벗어나 경기를 포기해야 하는 위험에 노출된다는 말이다. 육아에서도 자신만의 시간은 더 안정적이고 건강한 육아를 위한 브레이크가 될 수 있다. ‘고독이라는 무기’를 집필한 에노모토 히로아키 작가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사람은 함께하는 시간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대사회로 오면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로 언제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 더욱이 바쁜 사회생활과 끝이 없는 육아와 집안일 덕분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만의‘고독의 시간’을 강제로 빼앗겼다. 하지만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나와 내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잠깐의 ‘쉼’이 더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당신도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더 나은 가정과 더 나은 육아를 위해서 이번 주말은 아내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는 건 어떨까?
LX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