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벌그룹 재무구조 개선 압박

채권단, '동양사태' 계기 동부·두산 한진·현대·코오롱에 요구

2014-10-03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동양사태’를 계기로 채권단이 주요 재벌그룹의 재무상태 개선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동부·한진·두산그룹 등에 대한 기업평가회사의 재무 부담 가중에 대한 보고서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주채무계열 재벌그룹을 대상으로 자산 매각, 사업 구조조정, 유동성 확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주력 계열사의 부채가 급증했거나 실적이 급락한 그룹이 주요 대상이다.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동부그룹, 두산그룹, 한진그룹, 현대그룹, 코오롱그룹 등의 일부 계열사에서 재무상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동부그룹은 비금융부문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저하 및 저조한 수익성,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 영업현금창출규모를 넘는 투자로 인한 차입규모 증가 등의 요인이 악순환 되며 과중한 재무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비우량 등급으로 강등된 동부건설은 부채비율이 500%에 달하고 올해 6월 기준 총 차입금 잔액 9462억7400만원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 막아야 하는 차입금은 82.4%인 7795억원에 달한다.동부제출의 재무 상태도 좋지 않다. 부채비율이 300%에 육박하며 총 차입금 2조3840억원 중 53.4%인 1조2727억원이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한다.금융계열사인 동부화재와 동부증권도 동양처럼 위기가 다가오면 막연한 불안감에 보험계약 해지나 펀드런 등 시장 혼란으로 번질 수 있다.한진그룹의 재무구조는 그룹의 양대 축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영업실적 및 재무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087.5%, 차입금의존도가 66.1%에 달하는 데다 국내발 항공화물 수요 위축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영업수익이 2010년 고점 이후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다.부채비율 775.3%, 차입의존도 77.1%에 이르는 한진해운은 주력사업인 컨테이너 부문이 증기 침체와 운임인상 지연 등으로 상반기 기준 14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자본마저 잠식하고 있다.두산그룹은 밥캣 등 덩치 큰 해외 중공업체를 인수하고 두산건설 등 실적이 나쁜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대규모 자금을 끌어다 쓴 게 부담이다.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200%에서 6월 말 371.1%로 치솟았다.현대그룹에서는 한진해운과 마찬가지로 해운업 불황에 따라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895%에 달한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하려고 금융당국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을 신청했을 정도다.코오롱그룹은 건설업이 주력인 코오롱글로벌의 금융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가운데 공사 미수금이 쌓이는 게 문제로 거론된다. 지주사 ㈜코오롱도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322.2%, 차입금의존도가 39.3%다.금융권은 올해 초 STX그룹 같은 사례가 앞으로 줄줄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하며 재무 구조가 가중되고 있는 위험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