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셧다운'·부채한도·양적완화...한국경제 ‘경계령’

장기화에 부채한도 협상 결렬되면 국제금융시장 혼란

2013-10-03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인 부문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셧다운 기간이 길어지면 미국 정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로 인해 한국 경제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당초 계획보다 미뤄질 수 있어 시장의 지속적인 불안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정부는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국제금융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실물 경제에 미칠 악영항에 예의주시하고 있다.셧다운 사태가 단기간에 끝난다면 한국 경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2주일 이상 장기화하면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엔저와 유렵 재정위기 등 악재 속에서도 한국의 상반기 수출이 2766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0.6% 증가한 것은 미국의 경기 회복세 때문이었는데 이런 엔진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모건스탠리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 기간 1주일에 미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0.15%포인트씩 하락한다고 분석했다.무디스도 셧다운 기간이 1주 또는 2주에 그칠 경우 미국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 0.3%포인트 하락하고 3~4주로 연장될 경우 연 1.4%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미국의 내수 위축은 곧바로 자동차나 가전 등 한국 수출업종에 타격을 준다. 최근 미국 경기의 회복세에 따라 호조를 보이던 수출이 꺾이면 회복중인 한국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정부는 미국 셧다운 사태가 2주 넘게 이어져 미국 정부 부채 한도 증액 협상 시한을 넘기면 세계금융시장이 강력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미국 정부의 국가부도가 실질적인 채무불이행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지난 2011년 유사한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AAA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자 미국 주요 지수가 급락하며 패닉에 빠진 바 있다.이런 일련의 상황이 닥치면 국제금융시장 전체에 큰 혼란이 오면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신흥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져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셧다운 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루는 양적완화 축소도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양적완화 축소가 늦춰지는 것은 주요국 금리 인상 등 시장 충격 요인이 미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좋은 신호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셧다운 사태 장기화와 부채 한도 상향 협상 실패 등으로 시장이 받을 충격이 양적완화 축소 연기보다 훨씬 큰 데다,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보다 미뤄질수록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안길 가능성이 있어서다.정부는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금융위원회는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으며 일본 소비세 인상안 발표나 이탈리아 정국불안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외환당국도 미국의 셧다운이나 부채한도 조정 협상이 파국을 향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정부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부채한도 협상 결과 등으로 시장이 급변동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고 필요시 신속 대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