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항공·조선 3분기 드디어 흑자전환…첫타자는 티웨이·한국조선해양
티웨이 3분기 매출액 1200억 전년比 126.3%↑…영업익 50억 흑자전환 전망
한국조선해양, 4개분기 만에 흑자전환 유력(3분기 영업익 809억원 추정)
동남아 공략과 대형기 순항…양질의 선박 수주와 선가 고공행진 호재 덕분
2023-10-11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LCC)업계와 조선업계가 마침내 길고 길었던 불황 터널을 서서히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2년 7개월 동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년간의 조선업 불황 등에 따라 그동안 적자의 늪에 빠진 업계가 올해 3분기 흑자 빛을 볼 전망이다. 티웨이항공과 한국조선해양이 흑자전환 그 신호탄을 쏴 업계 주목을 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 LCC 4개사(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중 3분기 흑자전환을 가장 먼저 할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익이 급감하면서 대한항공을 제외한 국내 LCC업계는 몇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20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530억원) 대비 126.3% 증가하고, 영업손실(391억원) 대비 흑자전환하는 셈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적자 390억원, 2분기에는 295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3분기 실적 전망이 현실화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LCC 중 처음 흑자전환하는 것이라 의미가 크다.
티웨이항공이 크게 실적 개선을 이룬 데는 최근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이 늘고있는 가운데 빠르게 국제선 여객 실적을 채우고 있는데다, 올해 초 도입했던 중대형 기종 A330-300의 운항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330-300은 기존 운행했던 보잉 B737-800과 비교하면 1.8배 더 많은 인원을 탑승시킬 수 있다. 또 운항거리 역시 최대 6095㎞ 더 갈 수 있다. 이에 티웨이항공은 기존 최장 노선이었던 인천~방콕보다 더 긴 인천~호주·크로아티아 노선에도 취항이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이 올해 5월부터 동남아 노선을 위주로 공격적으로 운항한 게 영향이 컸다”며 “신규 도입한 대형기 3대도 기대 이상의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넘게 이어진 불황을 버텨낸 국내 조선사들도 올해 3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이 맏형답게 가장 먼저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80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조35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흑자(1415억원)를 기록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의 흑자전환은 2020년 하반기 수주한 높은 단가의 선박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통상 조선사들은 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진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달러 강세 현상과 선가 인상 등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선박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이다. 올해 초 1200원 수준에 머물렀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22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한 바 있다.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인 신조선가도 상승세다.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162.27포인트로 2009년 1월 167.11포인트 이후 1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지수는 2020년 12월 이후 21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CC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라는 악재가 있지만 4분기에는 일본, 중국으로 향하는 하늘길도 넓어져서 이전보다 실적이 차츰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적자 폭이 줄어 연내 흑자전환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