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비상장주 다섯 달째 ‘뚝뚝’
6월부터 두나무 47.5% 야놀자 61% 하락
2023-10-12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국내 증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상장주식 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두나무와 야놀자 등 기업가치 상위 종목이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12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야놀자, 두나무, 빗썸코리아 등 주요 종목이 6월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31일 30만3000원을 나타내던 두나무는 현재 절반 가까이 떨어진 1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야놀자는 이 기간 8만6000원에서 3만3500원으로 61% 하락했으며 빗썸코리아는 21만8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내려갔다. 이 기간 지엔티파마는 3만5700원에서 2만7500원으로 떨어졌다.
연내 상장에 나선다고 알려진 케이뱅크와 컬리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현재 1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케이뱅크는 5개월째 39% 떨어졌으며 3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컬리의 시세 또한 지난 5월 31일(8만500원)에 비해 60% 빠졌다.
불확실성이 확대된 국내증시와 침체기에 빠진 IPO시장이 비상장주식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코스피는 6월부터 지난 11일까지 18.38% 내렸고 코스닥은 같은 기간 25% 하락했다. 증시 부진으로 몸값을 낮춰야 한다는 부담에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급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연내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 K-OTC의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6월 초 2조1000억원대를 유지하던 K-OTC의 시가총액은 지난달부터 1조8056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적용된 일반 투자자 보호조치가 비상장주식 거래량을 줄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거래 비상장’과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은 지난 7월부터 일반투자자들이 거래 가능한 종목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한을 연장하며 비상장 기업의 등록요건을 강화하라는 당국의 지침을 이행했기 때문이다. 재무요건을 충족하고 거래 등록에 동의한 기업만이 일반 투자자 거래가능 종목으로 오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비상장 주식시장의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비상장 투자시장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며 “대내외 경제불안 요인이 언제 나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상장 투자심리 회복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