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할부이자도 수직상승 연초 ‘4배’
6개 카드사, 연초 2%대 초중반 → 현재 최대 9%대 적용
‘여신전문회사채’ 금리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 커진 영향
2023-10-12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이자가 연초대비 ‘네 배’ 이상 올랐다. 올해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며 ‘여신전문회사채’(여전채) 금리 역시 대폭 상승하며 카드사의 조달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자동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고민 역시 깊어질 전망이다.
12일 여신금융협회 따르면 국민 세단인 현대자동차 쏘나타(신차)를 현금구매비율 30%로 설정해 48개월로 할부로 구매할 경우, 가장 낮은 이자를 적용하는 카드사는 하나카드로 최저 4.5%에서 최고 5.35%를 제공한다. 다른 카드사들도 할부 금리가 비슷했다. 카드사별로 신한카드(4.5%~6.8%), 롯데카드(5.5%), 우리카드(5.9%~9%), 삼성카드(6%), KB국민카드(6.2%~6.3%) 등 적게는 4%에서 많게는 최대 9%대 할부 이자를 받고 있다.
이는 연초 카드사 대부분이 2%대 이자를 적용한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간에 거치는 곳 없이 카드사에 직접 연락해 중개수수료를 최소화할 경우 부담을 낮출 수는 있지만, 여전히 3%대 후반에서 8%대 이자는 감수해야 한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가 이렇게 높아진 배경은 여전채 금리가 뛰면서 조달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할부 등 금융상품을 만들 때 재원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는데, 금리 상승에 따라 원가가 오르면서 할부 이자 부담도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의 여신전문회사채(여전채) 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 7일 기준 연 5.641%다. 이는 올해 초(연 2.42%) 대비 2.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국채와 여전채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 또한 현재 1.364%포인트로 올해 초(0.537%포인트) 대비 2.5배가량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국채보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여전채는 프리미엄을 붙여서 판매하는데 이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가 커질수록 여전채의 시장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자 부담이 높아졌지만,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자산은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롯데카드 등 6개사 자산 합계는 10조646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8796억원(9.0%)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자산이 4조1205억원으로 작년 말과 비교할 때 3161억원(8.3%) 늘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635억원(1.8%) 소폭 감소한 3조39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삼성카드(3514억원→5327억원), 하나카드(3657억원→6676억원), 롯데카드(1269억원→1706억원) 순으로 늘었다.
이자 부담이 커지자 고객 유치를 위해 저금리 프로모션에 나선 카드사도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60개월 신차할부 기준으로 연 3.9% 금리를 제시하고 있고 고객이 금리를 더 높게 설정할 경우에는 캐시백 혜택을 준다.
그러나 저금리 마케팅을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빅 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인상했다. 증권가에서는 11월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여전채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가 불가피하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저금리 전략을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