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부동산시장 더 얼어붙는다…매수세 실종에 거래절벽 심화

한국은행 기준금리 0.5%p 인상 발표…“거래절벽에 따른 호가 하락 예상” 송파구·동작구서 6억원 하락 거래…강남 재건축 단지도 호가대비 2~3억 하락 “내년 상반기까지 급매물 늘어날 수 있어…임대차 시장에선 월세화 가속”

2022-10-12     나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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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단행으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이 확산하고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추세가 지속되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인상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빚을 낸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거시(경제) 전체로 봐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 금리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상단이 연내에 8%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11월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경우 연말 한국은행의 금리 상단은 3.5%까지 오를 수 있고 이 경우 연내 개인이 체감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8%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으로 호가는 앞으로 더 떨어지겠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964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3만7268건)의 25.9%에 그쳤고,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또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19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도 거의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84.71㎡는 15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21억원) 대비 6억원 하락했다. 아울러 지난 2월 25억4000만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던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84.75㎡’는 지난8월 1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6개월 사이 6억9000만원이 떨어졌다.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에서도 실거래가가 하락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미도’ 전용면적 84.96㎡는 지난달 24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26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3000여 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재건축 최대어로 뽑히는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의 경우 신고가 대비 2억5000만원 하락한 25억7000만원에 지난 8월 손바뀜 됐다. 강남구 대치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집주인들은 호가를 낮추지 않고 버티고 있었지만 금리인상이 계속되자 최근에는 호가를 낮춰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침체가 장기화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월세 거래량은 107만2370건으로 집계됐다. 월세 거래량이 연간 기준 100만 건을 돌파한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양도세 중과 유예가 내년 5월 마감이되고, 보유세 기산일이 내년 6월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에 급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리 인상으로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서민들과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