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에 웃는 인버스펀드 월수익 50% 육박
‘KB 인버스 2X 항셍테크 선물 ETN’ 한달 간 47.34% 올라
“글로벌 증시 하방압력 지속돼도 인버스 투자는 주의해야”
2023-10-13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악화됨에 따라 지수의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펀드의 수익률이 뛰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베트남 증시와 홍콩 증시의 하락에 투자한 ETN의 한달 수익률이 50%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KB 인버스 2X 항셍테크 선물 ETN’은 47.34% 상승했다. ‘삼성 인버스 2X 항셍테크 ETN’도 이 기간 41.99%의 수익률을 냈다. ‘TRUE 인버스 2X 베트남 VN30 선물 ETN’의 한달 수익률은 44.41%였다.
이들 ETN은 베트남증시와 홍콩증시가 하락할수록 2배의 수익을 내는 구조를 가진다. 항셍테크지수는 홍콩증시에 상장한 30개 기술주의 시가총액을 추종하는 지수로 홍콩판 나스닥이라고 불린다. 경기침체우려와 강달러 영향으로 항셍지수는 지난 한달 간 기술주를 중심으로 13.7% 하락했다. 베트남 호치민증시의 VN지수도 같은 기간 17.1%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 악화에 국내증시와 미국 장기국채의 하락에 투자한 ETF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는 1개월 기준 17.4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ETF는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만큼 두배 수익을 낸다.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 코스닥150 지수가 하락한 만큼 수익을 내는 코스닥150선물인버스 5종은 한달 간 14% 이상 올랐다. 코스피 200지수 하락에 두배로 베팅하는 ‘200선물인버스2X’ ETF 5종 또한 이 기간 14% 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2일 종가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한달 동안 각각 7.62%, 13.6% 내렸다.
이외에도 홍콩H(HSCEI)지수선물의 하락에 투자하는 ‘KBSTAR 차이나H선물인버스’ ETF와 모건 스탠리(MSCI)가 발표하는 신흥국 지수의 하락의 1배수를 추종하는 ‘ARIRANG 신흥국MSCI인버스’ ETF가 각각 12.91%, 11.51%의 한달 수익률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인버스 투자에 집중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 둔화세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 심리를 확대하고 있다”며 “13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 앞둔 경계감에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B증권 박수현 연구원은 “홍콩달러는 위안화 약세로 본토에서 홍콩으로 가는 자금이 급감하고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있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 환경이다”며 “예상보다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중국의 경기 개선을 저해하는 제로코로나 방역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기업이익 하향 조정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의 하락에 따라 레버리지를 높여 인버스 펀드에 투자해 투자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예상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데다 시장 변동성이 심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