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확장억제 강화, 모든 방안 논의"…韓·美·日 20일 관련 회의

美 전문가 "한반도 긴장 크게 고조시켜" 회의적 입장 오는 20일 한미일 3국의 합참의장급 회의 논의 주목

2023-10-13     조민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대통령실이 북핵 대응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전술핵 재배치'를 논의한다는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는 20일 한미일 3국의 합참의장급 회의(TRICHOD·트라이차드)가 열린다고 밝혔는데 관련한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3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실질적 핵 공유' 검토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확장억제의 획기적 강화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협의하고 논의하고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실질적 핵 공유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지금 우리 국내와 미국 조야에 확장억제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데 잘 경청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논의된 전술핵 재배치와 전술핵 공유 등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관계자는 '핵 탑재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을 상시배치하면 핵 공유가 되는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하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맞다, 틀리다' 말할 수 없고 가정 속에서 '핵 공유다. 아니다' 답변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과 실무 논의가 진행되고 있나'라는 질문에도 "아까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가운데 합동참모본부는 한미일 3국의 '트라이차드' 회의를 현지 시각으로 20일 미국에서 갖는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평가와 대응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에서는 김승겸 합참의장이, 미국에서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은 야마자키 고지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합참의장격)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합참의장은 지난 3월31일 미국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만난 이후 약 7개월 만에 만난다. 다만 앞서 미국 측은 우리 측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고, 이날도 미국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곳에 (핵)무기들을 두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한국에 핵무기를 두면 북한의 집중 표적이 돼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고,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 대리도 전술핵 재배치가 "한반도의 긴장을 크게 고조시킬 수 있는 조치로 보여질 것"이라며 "북한의 오판과 대응의 위험을 높일 뿐 거의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리 측에서도 전술핵 재배치보다는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에 전개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반도에서 핵 공유가 필요한가, 아직 저희가 그런 논의를 하지는 않고 있다"며 "필요한 시기에 미국의 어떤 전략자산이 올 것인가, 어떻게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상황을 관리할 것인가 그런 수준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