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못 믿어” 빚투 규모 2년래 최소

신용융자이자율 10% 넘는 등 이자 부담 커진 영향

2023-10-16     홍석경 기자
올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신용융자잔고가 최근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증권사의 신용융자이자율이 10%를 넘어서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6조5640억원으로 지난 2020년 11월 4일(16조5286억원) 이후로 최저를 기록했다. 최근 9월 들어서만 신용융자잔고는 2조7000억원 넘게 증발했다. 주식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높은 신용융자 금리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용융자이자율은 매월 기준금리와 회사별 업무원가, 자본비용 등을 고려한 비용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통상 신용융자이자율도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석 달 만에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작년처럼 빚을 내 투자에 나서기보단 리스크 관리에 나서며, 안전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증시 급락으로 반대매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신용융자 잔고 감소를 견인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이 하락하면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투자자는 주식을 팔거나 돈을 넣는 방식으로 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3거래일 내 이를 지키지 못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 수량과 매도가를 정해 주식을 강제청산한다. 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5개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1만5779개로, 이달 초(5336개)의 3배에 육박했다. 이들 증권사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월초 대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20배까지 증가했다. 담보 부족에 직면한 개인투자자들은 기한 내에 돈을 더 채워 넣지 못하면 반대매매에 놓이게 된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에서 평가금액이 주가 하락으로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이하로 떨어질 경우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처분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신용잔고율이 높다는 점이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 반대매매로 인한 추가 하락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