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KDB생명 주인 못 찾아 ‘골머리’

생보업계, 저출산·고령화로 성장성 ‘불투명’…인수 매력 ‘뚝’

2023-10-16     홍석경 기자
매물로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MG손해보험(MG손보)과 KDB생명에 대한 매각 작업이 한창이지만, 좀처럼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MG손보는 부채 규모가 너무 커 부담이고, KDB생명은 상대적으로 재무 상황이 양호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생명보험 업계 성장성이 불투명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1일 MG손보 매각 주관사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오는 21일까지 국내외 M&A 경험 등이 있는 회사를 대상으로 입찰 지원서를 받는다. 주관사 선정결과는 빠르면 26일 늦어도 27일에는 나올 예정이다.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MG손보에 대한 실사도 진행된다. 예보는 실사를 통해 MG손보의 가치평가, 청산가치 및 채권자의 예상 배당률 산정, 정리방식별 기금 소요 예상금액 산정 등의 작업을 진행한다. 실사를 진행할 회계자문사로는 한영회계법인이 선정됐다. 예보는 실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매각 입찰 공고를 낸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지난 4월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바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MG손보의 자산과 부채를 평가한 결과 부채가 자산을 1139억원 초과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부실금융기관 요건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산업은행도 최근 KDB생명(옛 금호생명)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끝냈다. 이달 말 이사회 의결을 거쳐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산은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산은은 2010년 부실화 된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KDB생명을 인수, 현재 지분 92.73%를 갖고 있다. 이후 2014년 두 차례, 2016년에 한 차례, 올해 4월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 2016~2017년 적자를 냈던 KDB생명은 이후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지난 2020년에는 118억원, 2020년에는 2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체질개선 노력 끝에 적자를 벗어나는 데는 성공했다. 주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자체도 나쁘지 않다. KDB생명의 RBC비율은 지난 2020년 말 201%에서 이듬해 말에는 169%로 30%P가량 줄었다. 업계 평균보다 낮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는 충족한다. 그러나 네번째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던 지난 2020년과 비교했을 때 KDB생명 매각 여건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분석이 우세하다. 수익성 전망이나 건전성 자체 역시 나쁘지 않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예보와 산은은 각각 MG손보와 KDB생명을 이른 시일 내 매각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재 금융권에서 MG손보와 KDB생명을 인수할 수 있는 마땅한 후보군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 영업환경이 좋지 않고, 저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수자 찾기가 쉬운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