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품업계, ‘킹달러’ 수혜주는 어디?
삼양‧CJ제일제당‧오리온, 해외사업 호조에 원가 부담 상쇄
농심, 고환율에 원가 부담 가중…향후 라면 인상 효과 기대
2022-10-16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달러 초강세에 식품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사업 비중이 클수록 고환율로 인한 타격은 줄었고,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은 피해가 집중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대표적인 킹달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원자재 수입 비용은 늘었지만 국내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해외에 판매할 때 환차익이 발생해 매출이 커지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올 2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호실적은 수출이 이끌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2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110% 증가한 1833억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의 68%는 해외서 발생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이 중 직수출 비중은 92.27%에 달한다. 수출 물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 직수출하는 구조다.
해외 법인 수익이 탄탄한 CJ제일제당과 오리온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9.1% 늘어난 7조5166억원,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504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 메인스트림 채널에서 만두‧치킨‧냉동레디밀 등을 중심으로 입점률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성을 바탕으로 원재료 단가 상승 부담을 상쇄했다. 올 3분기도 글로벌 판매량 확대 등에 힘입어 증익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26.4%씩 증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원부재료 및 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제조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4%p이상 높아졌지만, 해외 사업 수익 확대로 극복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 영업익은 모두 40~50%대 성장률을 보였다.
한국법인 가격 인상을 비롯해, 현지통화 강세 효과 등에 힘입어 올 4분기에도 고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파이 및 스낵 MS 확대, 중국 스낵 MS 반등, 베트남 제과 시장 성장세, 러시아 스낵 및 비스킷 라인업 확대 등 다양한 성장 요인이 파악된다.
반대로 내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농심은 고환율 리스크 직격타를 맞았다.
농심은 지난 2분기 국내 법인이 24년 만에 영업 적자를 냈다.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구매 단가 상승이 부진의 원인이 됐다. 수입 비중이 높은 소맥분(밀가루)과 팜유 등의 가격이 치솟으며, 제조원가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소맥분 선물거래가격은 t당 419.22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원가 상승 압박이 지속되자, 지난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씩 올렸다. 라면은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스낵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인상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농심의 공급가 인상이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해, 3분기 실적이 일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리포트를 통해 “북미 중심으로 해외 법인 판매량 성장세 지속, 광고판촉비 절감, 해외 판매 단가 인상 등을 통해 농심의 전사 수익은 2분기를 지점으로 반등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국내 라면 가격 인상 여부에 따라 전사 실적 개선 속도에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