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대기업 바이오산업 전망 희비교차
삼성, CMO사업 역량 극대화와 모더나 개량백신 생산 통해 성장 예고
SK, 코로나19 백신 생산 사업 의존도 높아… 국산1호 백신 인기 시들
2023-10-17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삼성이 국내외 바이오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큰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산 1호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측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9% 증가한 8155억원, 영업이익은 39.9% 증가한 23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또 흥국생명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3% 감소한 854억원, 영업이익은 80.2% 줄어든 19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 전했다.
두 기업 주 수입원 모두 의약품위탁생산사업(CMO)이지만,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SK바사는 국산 백신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을 개발, 공급 중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가 낮은 형편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SK바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해 ‘1조 클럽’ 가입이 좌절됐다.
부침의 문제로 지목된 것은 바로 끝물로 평가되는 코로나19 백신 사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SK바사는 아스트라제네가 백신 CMO을 진행했는데, 지난해 만료돼 수익이 줄었다.
아직 미국 노바백스와는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해당 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의 58.34%를 차지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마저도 전망이 그리 밝진 않다. 노바백스 백신은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기 때문이다.
합성항원 방식으로 제조된 노바백스 백신은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화이자, 모더나 등 기존 백신 시장 강자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엔데믹이 가까워지고 있는데다가 오미크론 변이(BA,1)에 대응 가능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국내 허가돼 노바백스 백신은 더욱 설 자리가 없어진 형편이다.
스카이코비원 또한 노바백스와 같은 방식의 백신인 만큼, 접종률이 극히 낮은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 스카이코비원의 첫 접종자는 총 3명뿐이었다.
SK바사가 백신 사업 대신 새로운 사업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K바사 관계자는 “회사 측은 수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자해 기업 M&A, 사업 인수,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바는 최근 CMO 기업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수요가 높은 모더나의 백신 생산까지 담당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바는 지난 11일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을 준공했다. 해당 공장은 삼성이 약 2조원을 투자했으며 생산 능력이 24만 리터에 달한다.
바이오의약품 전문 시장분석기관인 바이오플랜 어소시에이츠의 ‘전 세계 시설별 바이오의약품 생산 용량 순위’를 보면,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송도 1캠퍼스)다. 삼바의 4공장은 6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CDMO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객사의 핵심 비밀을 보호하는 최고 권위 정보보호 국제표준까지 획득해 더욱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바 관계자는 “위탁생산 업체는 생산 역량도 중요하지만,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고객사의 신뢰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대량의 의약품을 완벽하게 제조 가능한 설비와 믿음직한 보안을 바탕으로, 회사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접종이 시작된 모더나의 오미크론 대응 백신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된다. 올 겨울까지 코로나19 유행이 예상된 만큼, 삼바는 해당 개량백신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