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추풍낙엽’ 올해만 30% 내려
코스피 증권업종지수 올들어 14일까지 29.58%↓
2023-10-17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증권업종지수가 올 들어 미끄러져 내리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성장 폭을 반납하고도 깊은 침체가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증권사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시일 내 주가 부양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증권업종지수는 2022년 첫 영업일인 1월 3일 대비 620.04포인트 떨어진 1475.94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29.58% 내린 셈이다. 증권업종은 19개 회사의 31개 코스피 종목으로 이뤄져있다.
증권업종지수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2019년 한 해 동안 7.16포인트 올랐다. 오름세는 코로나가 확산된 후에도 계속됐다. 2019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 증권업종지수(1623.30)에서 지난해 말 2108.20까지 올랐다가 올해 한방에 1400대까지 밀렸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주가가 시들해진 이유로 시장상황 악화에 따른 실적 감소를 꼽고 있다. 실적의 경우 위탁매매 수수료 및 이자수익이 줄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7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9450억원으로 예상했다. 작년동기대비 절반(54.1% 감소) 수준이다. 수익 악화가 뚜렷해진 직전 분기(2022년 2분기)보다도 18.7% 낮은 수치다.
증권사들의 속은 계속 타들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킹달러(King Dollar·달러화 초강세)’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냉랭하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6956억원에 그쳤다. 작년 9월 일평균 거래대금(14조614억원)에 비하면 45.27% 감소했다.
증권사 실적의 효자 노릇을 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규모 역시 시장침체의 쓴맛을 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 조달 비용이 늘었고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했다. 부동산 개발에 착수하더라도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주택 미분양 물량이 늘었고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올 3분기 PF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금액(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을 3조8000여억원으로 집계했다. 직전 분기(8조6000억원) 대비 55.8%, 전년동분기(7조4000억원) 대비 48.6% 급감한 수준이다.